단세포도,금붕어도 아는 것[서광원의 자연과 삶]〈65〉
서광원 인간자연생명력연구소장 2022. 12.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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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단세포야?" "너무 단세포적인 발상 아닌가요?" 혹시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단세포? 단세포가 뭐 어때서?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이렇게 반응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버럭 화를 낼 수 있고, 상대를 어쩌지 못할 상황이라면 속으로 화를 삭이느라 애깨나 써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이런 생각대로라면 단세포들은 일찌감치 사라졌어야 하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을까? 그야말로 세포 하나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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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단세포야?” “너무 단세포적인 발상 아닌가요?”
혹시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단세포? 단세포가 뭐 어때서?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이렇게 반응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버럭 화를 낼 수 있고, 상대를 어쩌지 못할 상황이라면 속으로 화를 삭이느라 애깨나 써야 할 것이다. 욕이나 다름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20억 년 동안 34조 개나 되는 세포로 진화해 왔는데, 달랑 세포 하나로 눈에 보이지도 않게 살아가는 단세포라니. 무시도 이런 무시가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한 게 있다. 우리의 이런 생각대로라면 단세포들은 일찌감치 사라졌어야 하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을까? 그야말로 세포 하나로 말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단세포인 아메바를 관찰해 보니 이유가 있었다. 고작 며칠 정도를 살며 몇 분마다 한 번씩 방향을 바꾸는 게 이들의 삶이지만, 이들은 결코 되는 대로 막, 그러니까 아무렇게나 살지 않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면 다음에는 다른 쪽을 향하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방향 전환을 할 확률이 두 배나 됐다.
이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 싶지만,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움직인다는 건 기억이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 이 기억을 활용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려 할까? 지나온 곳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살길은 새로운 곳에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 고작 몇 분 정도밖에 안 되는 기억이라고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우리로 치면 무려 20일이나 기억하는 셈이니 말이다.
이들만이 아니다. 연구에 의하면 어항 속에서 날마다 한가롭게 노니는 금붕어도 그냥 돌아다니지 않는다. 대형 수족관에 금붕어를 풀어 놓고 이동 경로를 관찰해 보니, 이들 역시 자신이 간 길을 다시 가지 않았다. 무려 50만 번 중 한 번 정도만 다시 그 길을 갔다. 단세포가 아는 걸 금붕어들 역시 알고 있었다.
지난 15, 16세기, 유럽을 부흥시킨 대항해 시대를 연 스페인에는 당시의 귀족들 무덤이 꽤 남아 있다는데, 묘하게도 차남들의 무덤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 시대에만 아들이 귀했던 걸까? 아니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장남에게만 재산이 상속돼 차남 이하 귀족들은 결혼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 그래서 다들 새로운 세상인 신대륙으로 몰려갔던 것이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해이지만 마냥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인데, 이럴 때 필요한 게 뭘까? 아메바 같은 단세포도 알고, 어항 속 금붕어도 아는 것, 그러니까 살길은 언제나 새로운 곳에 있다는 것 아닐까?
혹시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단세포? 단세포가 뭐 어때서?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이렇게 반응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버럭 화를 낼 수 있고, 상대를 어쩌지 못할 상황이라면 속으로 화를 삭이느라 애깨나 써야 할 것이다. 욕이나 다름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20억 년 동안 34조 개나 되는 세포로 진화해 왔는데, 달랑 세포 하나로 눈에 보이지도 않게 살아가는 단세포라니. 무시도 이런 무시가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한 게 있다. 우리의 이런 생각대로라면 단세포들은 일찌감치 사라졌어야 하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을까? 그야말로 세포 하나로 말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단세포인 아메바를 관찰해 보니 이유가 있었다. 고작 며칠 정도를 살며 몇 분마다 한 번씩 방향을 바꾸는 게 이들의 삶이지만, 이들은 결코 되는 대로 막, 그러니까 아무렇게나 살지 않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면 다음에는 다른 쪽을 향하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방향 전환을 할 확률이 두 배나 됐다.
이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 싶지만,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움직인다는 건 기억이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 이 기억을 활용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려 할까? 지나온 곳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살길은 새로운 곳에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 고작 몇 분 정도밖에 안 되는 기억이라고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우리로 치면 무려 20일이나 기억하는 셈이니 말이다.
이들만이 아니다. 연구에 의하면 어항 속에서 날마다 한가롭게 노니는 금붕어도 그냥 돌아다니지 않는다. 대형 수족관에 금붕어를 풀어 놓고 이동 경로를 관찰해 보니, 이들 역시 자신이 간 길을 다시 가지 않았다. 무려 50만 번 중 한 번 정도만 다시 그 길을 갔다. 단세포가 아는 걸 금붕어들 역시 알고 있었다.
지난 15, 16세기, 유럽을 부흥시킨 대항해 시대를 연 스페인에는 당시의 귀족들 무덤이 꽤 남아 있다는데, 묘하게도 차남들의 무덤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이 시대에만 아들이 귀했던 걸까? 아니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장남에게만 재산이 상속돼 차남 이하 귀족들은 결혼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 그래서 다들 새로운 세상인 신대륙으로 몰려갔던 것이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해이지만 마냥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인데, 이럴 때 필요한 게 뭘까? 아메바 같은 단세포도 알고, 어항 속 금붕어도 아는 것, 그러니까 살길은 언제나 새로운 곳에 있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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