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일자리의 미래, '그린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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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 직업이 사라지기도 하고, 창출되기도 한다.
18~19세기 산업혁명 시대에는 블루칼라가 급성장했고, 20세기 정보화혁명 단계에서는 화이트칼라 비중이 높아졌다.
그린칼라 육성을 지원함과 동시에 산업이 재편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기존 노동자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면서 그린칼라 부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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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 직업이 사라지기도 하고, 창출되기도 한다. 18~19세기 산업혁명 시대에는 블루칼라가 급성장했고, 20세기 정보화혁명 단계에서는 화이트칼라 비중이 높아졌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동화 기술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가 같은 신규 일자리가 등장했는데, 이제는 산업 재편의 전환점이 탄소중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환경·윤리 측면을 벗어나 경제·산업적 담론으로 다뤄지기 시작하면서 친환경산업 종사자를 일컫는 ‘그린칼라’의 부상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딜로이트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대의 일자리’ 리포트는 세계 노동인구의 25%를 차지하는 8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극단적인 기후현상과 산업 전환에 영향을 받아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 지역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적으로는 농업, 전통 에너지, 중공업, 제조업, 수송, 건설 등 부문에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통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성공하면 2050년까지 3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기술 종사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새로운 친환경 일자리 역시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는 탄소중립 전환의 열쇠로 정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탈탄소화는 민간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시기를 설정하고 기업들이 이에 맞춰 탄소를 감축하면서 성장을 견인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존 산업들이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온실가스 배출 제로 시스템으로 재구축돼야 한다는 의미다.
산업 육성 정책과 함께 탄소중립 전환의 열쇠는 근로자다. 근로자가 산업 전환기에 요구되는 직능을 보유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딜로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직능의 80%는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탄소중립 시대가 열린다고 일과 업무의 형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은 구성원이 그린칼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직능 향상 교육을, 그리고 필요한 직능을 갖추지 못한 근로자에게는 신규 교육을 제공해야만 한다.
그린칼라 육성을 지원함과 동시에 산업이 재편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기존 노동자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면서 그린칼라 부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요즘 필자는 친환경 이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제품 구매 시 에코백을 사용하고 친환경 마크를 확인하는 젊은 소비자를 자주 목격한다. 이런 ‘그린슈머(녹색소비자·green+consumer)’와 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린슈머 시장은 이미 확대되고 있는데, 이 또한 그린칼라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어려운 경제환경이지만, 이는 정부와 기업이 그린칼라를 정의하고, 탈탄소화와 그린칼라로의 체계적 전환을 함께 고려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린칼라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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