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코트 연이틀 오심 논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세트 퇴장

류한준 2022. 12. 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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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오심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 4세트에선 네트 터치 관련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한국전력 미들 블로커 박찬웅의 네트 터치에 대한 판독 결과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블로킹을 위해 점프를 한 박찬웅의 팔뚝이 네트 상단에 닿았음에도 이날 부심을 맡은 남영수 심판은 비디오판독 화면에서 해당 장면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고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한 항의를 했다. 당시 경기는 8분 정도 중단됐다.

다음날인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과 맞대결에서도 다시 오심 논란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전날과 같은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나왔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28일 열린 OK금융그룹과 홈 경기 3세트 도중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 오버 네트와 관련한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3세트 현대캐피탈이 8-4로 리드한 상황, 현대캐피탈 최민호가 서브를 넣었고 OK금융그룹 리베로 부용찬이 리시브를 했다. 그런데 리시브한 공꼬리가 길었다. 네트를 그대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가 2단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곽명우가 2단 공격 과정에서 네트 터치를 했다고 부심을 맡은 전영아 심판이 판정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해당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네트 터치가 아닌것으로 나왔다.

그러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다시 신청했다. 네트 터치가 아닌 곽명우의 공격자 오버 네트(오버넷)에 대한 판독을 요구했다. 판독 결과 오버 네트가 아닌 것으로 나오자 최 감독은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다보니 경기 중단 시간이 길어졌다.

오버 네트는 공을 접촉하는 순간 네트를 기준으로 상대편 공간으로 손이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오버 네트는 지난 시즌까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지만 올 시즌 개막 후부터 적용됐다.

오버 네트는 ▲세터 ▲블로커 ▲공격자로 구분된다. 세터는 패스(토스) 순간 네트 수직면을 기준으로 상대 편 공간으로 조금이라도 넘어가는 경우를 말한다. 공격자의 경우 공격 스윙으로 판단됐을 때를 기준으로 행위를 구분하거나 공격시 타구 위치를 기준으로 판정한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10월 6일 2차 기술위원회에서 비디오 판독 항목에 대해 논의했고 당시 오버 네트를 비디오 판독 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오른쪽)이 28일 열린 OK금융그룹과 홈 경기 3세트 도중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 항의하고 있다. 최 감독이 이 과정에서 설명을 요청하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최 감독은 약 7분 동안 항의했다. 경기 지연(delay game)에 대한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컸다.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최성권 심판은 최 감독에게 옐로우와 레드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그리고 최 감독은 세트 퇴장 당했다.

다시 항의가 좀 더 이어졌다. 최 감독은 전날 KB손해보험-한국전력전 사례를 들었다. 세트 퇴장이 다소 불합리한 처분이라는 의미다. 항의는 더 길어지진 않았다. 최 감독은 해당 세트에서 벤치를 떠났고 9-5 상황부터 송병일 코치가 최 감독을 대신해 3세트 종료까지 벤치를 맡았다.

이날 경기는 3세트를 제외하고 1, 2, 4세트는 접전으로 진행됐고 원정팀 OK금융그룹이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최 감독은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3세트 비디오 판독 항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경기에 패했고 다시 3세트 비디오 판독에 대해 말하긴 그렇다"면서도 "오버 네트로 확신을 했기 때문에 항의가 길어졌다"고 얘기했다. 세트 퇴장에 당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지만 "항의를 심하게 하거나 욕설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 심판은 최 감독이 테크니컬 에이리어를 벗어나 비디오 판독석 쪽으로 가 항의를 한 부분에 대해 경기 지연 이상 의미가 있었다고 판단했을 수 는 있다. 그런데 전날 후 감독도 비디오 판독석까지 와서 항의했지만 옐로 카드에 그쳤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28일 열린 OK금융그룹과 홈 경기 3세트 도중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 오버 네트와 관련한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세트 퇴장을 당했다. 이날 주심을 맡은 최성권 심판이 현대캐피탈 주장 전광인(왼쪽)에게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최 감독은 이날 세트 퇴장으로 인해 오는 3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 벤치에 앉을 수 없다. KOVO 규정에 따르면 세트 퇴장을 당한 코칭스태프는 한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출장 정지에 따른 상벌위원회는 따로 열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최 심판이 한 번에 세트 퇴장을 지시한 건 다소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 따르면 항의에 대한 심판이 취할 수 있는 제재 단계가 있다.

▲구두 경고 ▲옐로 카드(경고) ▲레드 카드 ▲옐로·레드 카드다. 옐로와 레드 카드를 동시에 꺼내지 않고 옐로 카드를 꺼낸 다음 레드 카드를 낼 경우에는 세트 퇴장이 아닌 경기 퇴장이 된다. 최 심판이 이날 최 감독에게 구두 경고를 거치지 않고 바로 카드를 꺼낸 건 FIVB 규정으로 놓고 보면 세 단계를 건너 뛴 셈이다. 제재 수위에 따라 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거나 세트 퇴장을 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를 FIVB 기준에 둔다면 구두 경고 또는 옐로 카드를 내는 게 보통이다.

/천안=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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