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위중… 프란치스코 교황 “기도해달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위중한 상태라고 로마 교황청(바티칸)이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최근 몇 시간 동안 고령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했다”며 “의료진이 그를 돌보고 있으며,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올해로 95세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같은 날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도중 “베네딕토 16세가 매우 아프다. 모두에게 특별한 기도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알현을 마치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머무르는 수도원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틀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요제프 알로이지우스 라칭거다. 지난 2005년 요한바오로 2세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이 됐다. 당시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78세)이자, 교황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82년 만의 독일인 교황이었다.
그는 ‘교황은 종신직’이라는 전통을 깨고 교황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에 중도 사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영화로 제작됐다.
베네딕토 16세는 정통 교리와 교회 권위를 중시했던 인물로 평가됐다. 신앙의 전통을 보호하려는 원칙주의적 성향도 두드러졌다. 여성 사제 서품에 대해 “주 예수께서 직접 12명의 (남성) 사도로써 교회의 틀을 세우셨다”며 “(여성 사제 서품은)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가 없는 것(non possumus)”이라고 말했던 것이 대표적이었다.
교황 재임 기간 바티칸 금융정보국을 만들어 바티칸의 재정 투명성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교회 내 아동 성추행 문제 발본색원에 나서는 등 기강, 도덕성 확립에도 적극적이었다. 베네틱토 교황 재임 기간 중 아동 성추행 문제로 파문 등의 제재를 당한 성직자는 200여명이 넘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던 시절 지역 교회에서 아동 성학대 문제가 벌어졌다. 이후 연루된 성직자 일부가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임 교황 신분으로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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