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뜰 가꿔 나누는 어느 학자의 ‘사랑’…KBS1 ‘다큐인사이트’
오경민 기자 2022. 12. 28. 22:18
경기 여주시에는 여백서원이 있다. 소나무와 황토벽돌로 기와집을 지었다. 1만㎡에 달하는 뜰에는 버려지고 못 자라는 나무들을 옮겨 심었다. 나무들의 고아원이다. 29일 KBS 1TV <다큐인사이트>는 여백서원의 1년을 담았다.
이곳을 72세인 전영애씨가 홀로 돌본다. 삽자루와 장화 차림으로 정원을 가꾸는 일이 땅 위에 몸으로 시를 쓰는 것 같다고 한다. 전씨는 밤이 되면 펜을 쥔다. 밤새 책 읽고, 번역하고, 글을 쓴다. 그는 세계적인 괴테연구자이자 <파우스트> <데미안> 등을 번역한 이름난 번역가다. 서울대에서 독문과 교수도 지냈다.
그는 여백서원을 모두에게 공개해 누구라도 뜰을 거닐고 서원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 ‘리벤 벨렙트(Lieben belebt). 사랑이 살린다.’ 괴테가 죽기 2년 전 81세에 쓴 글이에요. 이 짧은 글에 노년의 지혜가 응축돼 있죠. 사랑은 그냥 인간이 생각한 최고의 것에다 붙인 이름이에요.” 그는 어릴 적 부모에게 받은 극진한 사랑을 기억한다. 여백의 뜰과 서원을 애써 가꾸고 모두와 공유하는 건 그 사랑을 나누며 전하고 싶어서다. 오후 10시 방송.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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