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중요한 게 아냐, 후회 없이 해보자” OK금융그룹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MK천안]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2. 12. 2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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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수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석진욱 감독이 지휘하는 OK금융그룹은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OK금융그룹에는 악재가 닥쳤다. 바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이 병역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전날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조재성은 팀 훈련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숙소에서 나온 상황이다.

사진=KOVO 제공
이날 경기 전 만난 석진욱 감독은 “쉬는 날인데 면담을 요청해서 무슨 일 있는 것 같았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나서 떠났다. 나만 따로 봤다.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가 연루되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재성은 OK금융그룹의 주전 공격수다. 올 시즌 팀이 치른 16경기에 모두 나서 194점, 공격 성공률 52.48%를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 6위, 득점 11위에 올라 있는 에이스다.

조재성 없다는 가정하에 시즌을 치러야 한다. 올 시즌은 물론이고 언제 팀에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내년 1월초에 검찰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일단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아포짓으로 나서고, 차지환과 박승수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섰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경기 하루 전날 이런 소식이 나왔다.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을 것.

석진욱 감독은 “나나 선수들은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일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고개 숙이지 말라고 했다. 코트 위에서 파이팅 해 보자고 이야기했다”라고 했다.

1세트가 시작됐다. OK금융그룹 선수들의 목소리가 천안유관순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선수들을 몸을 날려 공을 살렸고, 끈끈한 수비로 반격 기회를 가져와 득점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디그 개수는 13개로 현대캐피탈보다 4개 더 많았다. 현대캐피탈과 함께 보여준 환상적인 렐리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1세트 레오의 맹활약과 선수들의 파이팅을 더해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는 선수들의 환상적인 블로킹 쇼가 나왔다. 2세트에만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현대캐피탈 공격을 저지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연이은 호수비가 상대를 당황시켰고,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충격이 클 수 있었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다. 2세트도 가져왔다.

3세트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자, 석진욱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선수들의 집중력과 정신력을 일깨웠다. 상대에 변수가 생겼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심판 판정 및 시간 지연에 대한 이유로 세트 퇴장을 당한 것. 오히려 이는 현대캐피탈을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었고, OK금융그룹은 당황한 경기력을 보이며 3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도 마찬가지였다. OK금융그룹 주축 공격수 레오는 오레올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3세트부터 하나가 된 현대캐피탈 팬들의 응원 공세는 계속됐다. 쉽사리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레오 외에 국내 공격수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OK금융그룹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진=KOVO 제공
그러나 14-19에서 반전의 시간이 왔다. 레오의 서브에서 5연속 득점을 올리며 19-19를 만든 것이다. 끈끈한 집중력이 살아났고, 선수들의 눈에는 투지가 있었다. 석진욱 감독도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분위기 대반전을 일궜다. 코트, 웜업존의 선수들 코칭스태프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뛰어다녔다. 다 같이 소리를 질렀다. 결국 OK금융그룹은 4세트 레오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4세트를 가져오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가져왔다. 3위로 등극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31점, 박승수가 11점을 올렸다.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승리에 감격했다. 모두가 뛰어나와 코트 위에서 승리를 만끽했다.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OK금융그룹 원정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부용찬의 파이팅, 레오의 폭발력, 곽명우의 안정적인 토스, 박승수와 차지환의 보이지 않는 헌신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경기 후 석진욱 감독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해보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좋은 경기를 할 거라고 기대했다. 오늘은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후회 남는 경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부용찬은 “평소보다 밝은 분위기로 하려 했다. 코트 안에서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하셨다. 그 부분이 선수들 마음에 남았다. 코트 안에서 잘 발휘가 됐다. 기분 좋은 승리가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천안=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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