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하락세에 배당락일 겹치자 2300선 무너진 코스피
테슬라 충격에 2차전지 종목 ‘뚝’
배당락일 효과와 미국 증시 하락의 영향을 이기지 못하고 코스피가 2% 넘게 급락해 두 달 만에 2300선을 내줬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2.34포인트(2.24%) 내린 2280.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3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10월31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36.34포인트(1.56%) 내린 2296.45에 개장한 뒤 마감까지 낙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286억원, 310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이번주 초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매도에 나섰던 개인은 이날 매수세로 돌아서 1조7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하락해 전날 회복했던 7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11.82포인트(1.68%) 내린 692.37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배당락일 효과와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을 받아 크게 출렁였다.
이날은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배당락일이었다. 배당락일에는 주식을 매수해도 현금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감소하고 지수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현금배당락 지수는 전날보다 1.56% 하락한 2296.4로 추정된다. 현금배당락 지수는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현금배당액이 지난해와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이론적인 지표로, 이날 1.56% 하락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지수가 보합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배당락일 영향을 제외한 이날 증시의 추가 하락분은 0.68%포인트인 셈이다.
기술주 중심으로 이루어진 미국 나스닥지수가 하락한 점도 이날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1.38%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는 내년 1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의 생산량을 줄인다는 소식이 나오며 주가가 11.41%나 급락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에는 통상 배당락보다 덜 빠지는 게 보통이지만 미 증시가 많이 빠지면서 국내 주가도 함께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배당락일과 미국 증시 하락에 동조화한 것”이라면서 “배당락일을 맞아 고배당 금융주 및 대형주 전반, 기관과 외국인 매물 출회도 지수에 부담을 줬다”고 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권 중에서도 반도체와 2차전지 대표주가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4.14% 하락한 6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전날보다 각각 4.49%, 3.37%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5.55%), 에코프로비엠(-5.82%), 엘앤에프(-7.45%)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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