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북 도발엔 응징·보복…핵 있다고 두려워 말아야”

심진용 기자 2022. 12. 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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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대응 비판 일자 참모회의서 ‘여론 무마용’ 강경 발언 쏟아내
“훈련 안 했나” 국방장관 질책…‘무인기 2~3배 보내라’ 지시도
“송구합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승겸 합참의장.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해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 보복하라”면서 “북한에 핵이 있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선 안 된다”고 28일 말했다. 대통령실은 무인기 침범 당일 북측에 2~3배 무인기를 보내고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비서실·안보실 참모들과 함께한 회의에서 지난 26일 북한의 무인기 침범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응징과 보복을 강조하며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를 위해 당초 예정돼 있던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의 위촉장 수여식 겸 오찬 일정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대응을 두고 윤 대통령과 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군사적 강경 대응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비판 여론 무마용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한반도 군사적 긴장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2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하기로 했다. 드론·미사일 등 비행물체에 대한 감시·정찰·요격시스템과 공격용 미사일 개발 상황을 종합점검하고 보고받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군의 무인기 대응에 격노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국무회의 직전 이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고 “그동안 도대체 뭐한 것이냐. 훈련도 제대로 안 한 것이냐”며 언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군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기대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기강이 해이하고 훈련이 대단히 부족한 것 아닌지 강하게 질책하고 주문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첫번째 무인기 침범을 보고받은 뒤 ‘상응 조치’로 군 보유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북한에서 한 대가 내려왔기 때문에 그 한 대에 대해 우리는 무인기를 2대, 3대 올려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들을 최대한 강구하라는 첫 번째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시는 당일 즉시 이행됐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역’ 무인기 침투 지시를 두고 “무인기를 북으로 침투시키는 것은 적을 억제하고 굴복시키기 위한 창”이라며 “당시 원점 타격도 준비하면서 확전 위험을 각오한 걸로 안다. 그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무인기가 서울 북부까지 침투했을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아 소극적 대응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NSC를 열 상황도 아니었고 열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무인기 침투 다음날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가 소집됐다고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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