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더 가까이…한국 인·태 전략
한·미 동맹 강화 우선에 ‘외교 딜레마’…나토·쿼드와 협력 확대도
윤석열 정부가 28일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첫 지역외교 전략인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미·중 경쟁 구도에서 미국에 발을 맞추는 행보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중국 배제’ 해석에 “특정 국가를 견제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고 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며 37쪽 분량인 한국 정부의 인·태 전략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발표한 인·태 전략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김 실장은 “인·태 전략은 지정학 및 지경학적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우리의 국익을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포괄적 지역 전략”이라며 “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말한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인·태 지역에 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인·태 전략은 자유·평화·번영을 3대 비전으로 삼고 3대 협력 원칙으로 포용·신뢰·호혜를 들고 있다.
협력 대상에 중국도 포함됐다. 인·태 전략이 미국에 발맞춰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의 주요 원칙 중의 하나가 포용이고 이 부분이 미국의 인·태 전략과의 차이일 수 있다”면서 “특정 국가를 통제 내지는 견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포함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주요 협력 국가인 중국과는 국제규범과 규칙에 입각하여 상호 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정부는 “한·미 동맹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등 가치의 공유를 바탕으로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사이버공간, 공급망을 아우르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 대해선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협력 강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협의체)와의 협력 접점 확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중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논의에 참여해 신규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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