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붕어빵 굽고 나누며…시민들의 2022년 이야기

이희령 기자 2022. 12. 2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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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8일) 밀착카메라는 붕어빵과 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빵이 진짜 맛있어요. {진짜 맛있어요.}]

저희 취재진이 하루 동안 붕어빵을 굽고 나누면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민들의 속마음을 들어봤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포장마차에 간판을 달고, 재료를 준비합니다.

이날 처음 만들어본 붕어빵, 연습을 하면서도 불안합니다.

[맛은 나쁘지 않은데, 좀 덜 익은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어두워진 길거리, 환하게 불을 밝히고 손님맞이를 시작했습니다.

붕어빵 냄새에 모여든 손님들, 각자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붕어빵 하면 뭔가 추억이 있으세요?]

[박은희 이정옥 이창규/서울 마포구 자원봉사자 : 많죠, 우리는. 연인들이 추울 때 둘이 바라보면서 이렇게 맛있게 먹는 거.]

하지만 최근엔 재료비 상승으로 비싸지며 먹을 기회가 적었습니다.

[서정희/서울 당인동 : 최근에 큰 거 기준으로 3개 2천원 받는 데 봤거든요. 길거리 음식이란 개념 자체가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건데, 가격이 너무 오르니까 안 먹게 되더라고요.]

[오세완/서울 도화동 : 진짜 맛있어. 오래간만에 먹으니까 진짜 맛있어. (먹은 지) 한 십몇 년 된 것 같아. 없어, 동네에.]

최근 몇 년 힘들었지만, 올해가 더 어려웠습니다.

[김동훈/아르바이트생 : 최저시급은 안 오르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까. 학생이다 보니까 잔고가 많이 부족하고.]

[오성호/식당 운영 : 소비자분들도 지금 금리도 많이 오르고 전체적으로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지갑을 다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걸 이해하고…]

그래도 희망과 기대를 품어봅니다.

[김상혁/군인 : 저희가 다 20학번들이어서, 그때 딱 코로나가 시작됐었거든요. 내년에 복학해서 대학 생활도 한번 해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정병수/식당 운영 : 바라는 것은 장사 잘되고 직원들 월급 주고. 우리도 다만 얼마라도 가져가고. 그러면 조그마한 우리의 바람이지.]

[김수현/대학원생 : 지금 박사 수료 단계고요. 무사히 잘 끝내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붕어빵 드시고 합격하세요!}]

늦은 밤,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시민들에겐 따뜻한 연말 선물이 됐습니다.

[박은희 이정옥 이창규/서울 마포구 자원봉사자 : 한 시간 캠페인하고 와서 많이 배고팠거든요. 선택받았네, 우리가. 쌀국수집 문 닫아서 우리 배고플 뻔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좀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세대도 고생을 했지만 젊은 사람들이 더 힘든 것 같아.]

오랜만에 맛보는 붕어빵에 기쁜 시민들,

[이건 진짜 맛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나누기도 합니다.

[하나만 드셔도 돼요. {고맙습니다.}]

자정 넘어 나눔을 끝내고, 저녁 대신 남은 붕어빵을 먹었습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어요. 뿌듯한 하루였다.]

이날 하루 밀착카메라팀은 시민들에게 100개 넘는 붕어빵을 건넸습니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주고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끈이었던 붕어빵.

잘 팔릴수록 먹고살기 힘들다는 뜻이라 불황의 상징이었지만, 요즘은 길에서 찾아보기 어려워 제철 생선이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오늘 붕어빵 하나에 잠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이 작은 붕어 하나에 담은 마음, 모두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황의연 / 인턴기자 : 강석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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