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18개월 전 주가…빅테크 버블 붕괴, 언제까지?[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최근 미국 증시는 서로 다른 2개의 시장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술주와 나머지 주식들 사이의 움직임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1.4% 하락했다. 반면 S&P500지수는 0.4% 약보합에 그쳤고 다우존스지수는 0.1%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
이날 나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한 것은 테슬라가 11.4% 폭락한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이 큰 빅테크주의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7.1%, 아마존은 2.6%, 알파벳 클래스A는 2.1%, 애플은 1.4%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일 1만1482.45까지 오르며 지난 10월14일 저점 대비 11.2% 급반등했으나 이후 9.8% 하락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이날 3829.25로 거래를 마쳐 지난 10월14일 기록했던 올들어 최저치 3583.07까지는 아직 6.4%가 남았다.
S&P500지수는 지난 11월30일 4080.11로 마감하며 지난 10월14일 저점 대비 13.9% 오른 뒤 이후 6.1% 떨어졌다.
지난 10월14일 저점 대비 상승률은 S&P500지수가 더 높았고 이후 하락률은 나스닥지수가 더 컸다.
다우존스지수의 움직임은 나스닥지수와 더욱 대비된다. 다우존스지수의 이날 종가는 3만3241.69이다. 지난 9월30일 기록했던 올들어 최저치 2만8730.12에 비해 15.7% 높은 수준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9월30일 저점에서 11월30일 3만4587.36까지 20.4% 올랐다가 이날까지 3.9% 조정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시총 순위 3위인 알파벳은 13.2%, 4위인 아마존은 13.0%, 1위인 애플은 12.3% 하락했다. 시총 13위인 엔비디아는 17.6% 급락했다. 그나마 시총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7.0% 내려가 나스닥지수보다 낙폭이 작었다.
올들어 누적된 하락으로 아마존은 주가가 2019년 상반기, 넷플릭스는 2019년 하반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로나 팬데믹 때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더 떨어진 것이다.
메타 를랫폼은 주가가 6년 전인 2016년 상반기 수준으로 회귀했다.
테슬라 주가는 2020년 8월 수준으로 내려가 코로나 팬데믹 때 상승분을 상당 부분 토해냈다.
알파벳은 2021년 초,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3월, 애플은 2021년 6월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갔다.
이 결과 나스닥지수의 올들어 하락률은 34.8%로 S&P500지수(20.1%)와 다우존스지수(8.4%)를 압도한다.
이는 빅테크주가 올들어 잔인한 하락에도 여전히 S&P500지수보다 높은 PER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주가가 3년 반 전으로 돌아갔음에도 PER이 63.9배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36.4배, 넷플릭스는 30.9배, 마이크로소프트는 24.2배, 애플은 21.2배, 테슬라는 20.5배다.
빅테크주 가운데 S&P500지수보다 PER이 낮은 기업은 알파벳(17.7배)과 메타(15.9배) 뿐이다.
하지만 두 회사는 내년에 순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행 PER이 지난 12개월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후행 PER보다 더 높다.
향후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며 선행 PER이 더 올라갈 때는 통상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얻기가 어렵다.
기술주는 그간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시장 평균 대비 높은 PER을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시중의 돈이 마르자 투자자들이 경기 등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심한 기술주의 민낯을 직시하면서 돈을 빼기 시작했다.
S&P500지수보다 PER이 더 높은 지금 수준에서도 가능할까. 아니면 PER이 기어이 S&P500지수만큼 내려가야 상대적인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불길한 것은 12월 들어 기술주와 나머지 증시의 디커플링(차별화) 심화 현상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때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닷컴 버블이 붕괴될 때도 나스닥지수는 낙폭이 두드러지게 심했고 바닥을 친 이후에는 반등이 약했다. 나스닥지수가 2000년 닷컴 버블 직전 고점을 회복하는데는 10년 이상이 걸렸다.
물론 당시엔 이익 가시성이 전혀 없는 닷컴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나스닥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에 버블이 지금보다 훨씬 심했고 그만큼 골도 깊었다.
다만 올해 기술주 하락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때문만이 아니라 기술주 자체의 버블이 빠지는 과정이라면 생각보다 주가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꺼져야 할 버블이 단순히 코로나 팬데믹 2년간 쌓인 것인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환경에서 십수년간 초과 수익을 내며 축적된 것까지인지에 따라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장기 투자자라면 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면서 성장할 기술주들로 포지션을 재설정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 투자하는) 워런 버핏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가 지금 기술업종을 보는 관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게 투자자들에게 지구를 뒤흔들만한 선언으로 들리진 않겠지만 아마존과 애플, 알파벳 같은 기업들은 금리 전환기에 직면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2023년 최선호주에 아마존과 메타 플랫폼을 포함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같은 배경의 대형주 집단에서 가장 매력적인 리스크 대비 수익의 기회가 보인다"며 "이들 대형주는 사업이 잘 구축돼 있고 최종 시장의 규모가 크며 내년 이후 이익률을 확대할 경영 능력이 있는 반면 지난 6개월간 '우려의 벽'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3년 테마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투자자들이 단순히 성장주를 사고 기술주를 산다는 식으로 시장에 접근하지 않을 것"며 "좀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가진 기술주에 끌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사이버 보안은 틈새시장에서 필수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고 로보틱스는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사명에 핵심적이란 점에서 경기 사이클을 역행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지난 18일 사이버 보안에 대한 지출이 2023년 기술업종 "강세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팔로알토 네트웍스와 지스케일러, 테너블 홀딩스 등을 추천했다.
아울러 그는 거시경제적인 역풍에도 내년에 기술주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투자자들의 기술주 보유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데다 악재들이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거시경제와 연준(연방준비제도) 변수에도 기술업종은 빅테크와 소프트웨어, 반도체 주도로 전반적으로 20%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종합적으로 우리는 2023년 기술업종에 대해 '중립' 입장을 유지하며 '시장 비중' 투자를 추천한다"며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이 비싸지는 않지만 적자 기술기업의 비율이 아직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술주가 경기가 둔화되거나 침체될 때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을 냈고 경기 회복기에 강한 초과 수익을 냈다며 "내년 경제가 연착륙하면 기술주는 강력한 상승 잠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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