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러시아 격투기선수 100명 전장으로…이들의 진짜 임무는?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병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가 정예 격투기 선수와 무술 고수들로 구성된 부대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현지매체 프리마메디아는 러시아무술연맹(RBSI)에 소속된 격투기 선수 100명이 체첸공화국 구데르메스에 있는 특수부대 대학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무술연맹은 79개 지역에 지부를 둔 러시아 최대 규모의 무술단체로, 러시아 안팎의 유명 격투기 선수들이 소속돼있다.

러시아 서부 모스크바,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 극동 지역인 연해주·하바롭스크주 등 전국에서 온 자원병들 중에는 왕년에 잘 나갔던 무술 대가들도 있는 걸로 알려졌다.

극진가라데 전 유럽 챔피언인 세르게이 우비츠키(Sergey Uvitskii), 가라데 챔피언에서 킥복싱으로 전향한 세르게이 플레카노프(Sergei Plekhanov), 극진가라데 전 러시아 챔피언 출신 세볼로드 모키레프(Vsevolod Mokhirev)와 라밀 가바소프(Ramil Gabbasov) 등도 여기에 속해있다.

이들은 내년 1월 5일까지 실사격 훈련, 무인기 조종 등의 교육을 받은 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 전선에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패배의 위기에 직면한 러시아 정부도 무술연맹의 도움을 반기고 있다.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행정실 제1부실장은 최근 구데르메스 훈련장에 방문해 “러시아인, 체첸인, 바시키르인처럼 러시아를 구성하는 다양한 민족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같은 참호 속에 있다”고 자원병들을 격려했다.

또 “이곳 특수부대 대학은 고도로 전문적이고 잘 조직된 고품질 훈련 시스템”이라며 이날 동석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장을 띄우기도 했다.

프리마메디아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들 모두가 징집된 병사들이 아닌 자원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훈련에 참여 중인 세르게이 우비츠키는 “군사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했으며, 누구의 강요도 받지 않았다”며 “우리 중 대다수는 특별군사 작전에 참여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10월 자국 내 엘리트 운동선수들을 모집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징집에 반발하거나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젊은이들이 급격히 늘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다.

내년 1월 푸틴 대통령이 2차 동원령을 내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격투기 선수들로 구성된 자원병 부대를 홍보해 러시아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징병을 수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glory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