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남성들 한곳에 모여”…논란 커진 그림 한장, 뭐길래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2. 12. 28. 20:12
네덜란드의 유명 대학 중 하나인 레이던대학 교내 회의실에 걸린 그림 한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그림은 1970년대 네덜란드 화가 레인 돌(90)이 그린 작품으로 이 대학의 옛 이사회 구성원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아 시가를 피우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과 교수들이 수년 전부터 그림 속 장면에 문제를 제기했다. 심지어 그림을 떼어내자는 주장도 나왔다.
나이 많은 남자들만 한 곳에 모여 자욱하게 연기를 뿜어대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시대에 뒤떨어진 가부장적인 느낌을 주는 데다 흡연을 미화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11일에는 보다 못한 회의자 이용자들이 이 그림을 벽에 떼어내 보이지 않게 돌려세워 놓았다.
로스쿨 교수 요아너 판데르뢴은 이 상황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서 “오늘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졌다”고 적었다. 이에 일부 다른 교수들도 이를 리트윗하며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역풍을 몰고 왔다. 그림은 그림일 뿐이고 그림 속 장면은 시대상과 역사를 반영할 뿐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척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학 출신으로 부처 장관까지 역임한 위리 로센트할은 “부끄럽다”라며 “교수라는 사람들이 어리석은 짓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 그림을 그린 레인 돌도 슬프다는 반응이다.
그림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자 대학 측은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이 그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면밀한 검토를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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