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연임' 결정에…국민연금 "공정하지 못해" 반대

변휘 기자, 김근희 기자 2022. 12. 2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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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로 현 구현모 대표를 고집했지만, 단일 최대주주(10.35%)인 국민연금공단이 곧바로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8일 오후 KT 이사회의 구 대표에 대한 대표이사 최종후보 확정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기금이사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씀드린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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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로 현 구현모 대표를 고집했지만, 단일 최대주주(10.35%)인 국민연금공단이 곧바로 반대하고 나섰다. 27명의 복수후보 심사를 거쳤음에도 'CEO(최고경영자) 후보 결정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게 국민연금의 입장이다. KT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이사회와 구 대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8일 오후 KT 이사회의 구 대표에 대한 대표이사 최종후보 확정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기금이사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씀드린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KT 등 소유분산 기업들이 투명한 기준에 따라 CEO를 선임해야 셀프연임 우려가 해소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날 입장문은 사실상 KT 이사회의 구 대표 추천 과정 역시 비토한 셈이다.

기금운용본부는 또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이사회가 구 대표 선임 절차를 강행한다면, 내년 3월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표현이다.

국민연금은 줄곧 확실한 대주주 없는 이른바 '소유분산기업'의 CEO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해 왔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를 두고 '연임 도전'을 선언한 구 대표 등이 타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구 대표는 지난 13일 이사회 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평가를 받고서도 스스로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며 경선을 자처했다. 지난 3년 간의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번 더 심사를 받아 국민연금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승부수로 해석됐다.

이후 KT는 최근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 인사를 비롯해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해 심사 대상자들을 선정했다. 심사위는 총 7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쳤고, 이날 재차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경영실적과 회사의 미래 성장 비전 측면에서 경쟁자들에 앞선다는 평가였다.

심사위는 연임 과정의 리스크로 제기됐던 구 대표의 정치후원금 관련 법률 이슈에 대해서도 "정관과 관련 규정상의 이사 자격요건 등을 고려 시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KT 대표의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의 형'이고, 구 대표가 앞서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도 정식재판을 신청했던 만큼 대표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또 한 번 국민연금의 반대를 마주한 만큼, KT 이사회와 구 대표로서는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강경한 태도가 '정권의 의중'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선택지가 넓지는 않다.

KT 이사회와 구 대표가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의 성과, 주가 부양 등 시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표 대결을 감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 3월 KT 주주총회 때 박종욱 경영 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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