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줄 수 없고

문혜현 2022. 12. 2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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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애로로 대부업들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근 가운데 저신용자 등 금융취약계층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10만명이나 줄어들었고, 신용점수 300점대의 저신용 차주는 7만명이나 감소했다.

대부업계 조달금리가 연 8%대까지 급등하면서 사실상 신용대출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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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대부업 돈줄 막혀
러시앤캐시 신규 대출 중단
정책금융 추가 지원 등 절실
최근 대부업체가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저신용자가 감소하는 등 금융취약계층의 대출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애로로 대부업들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근 가운데 저신용자 등 금융취약계층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대부업체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10만명이나 줄어들었고, 신용점수 300점대의 저신용 차주는 7만명이나 감소했다.

28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계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지난해 12월말 106만7005명에서 올 9월말 96만8688명으로 9만8317명 줄었다.

금감원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신용대출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저신용자 감소세가 뚜렷했다. 신용점수 300점이상 400점 미만 차주는 지난해말 44만2336명에서 올해 6월말 39만3221명, 9월말엔 37만1504명으로 감소했다.

신용점수 500점대 차주는 지난해말 3만593명에서 올 9월말 3만3138명으로, 400점대 차주는 1만1989명에서 1만2334명으로 소폭 늘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부업으로 밀려나면서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잔액도 감소세다. 대부업 신용대출 전체 잔액은 지난 연말 8조4578억원에서 올 9월말 8조373억원으로 줄었다. 신용점수 300점대 구간의 대출 잔액은 3조4352억원에서 2조9276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증가했지만 대출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상한선이 설정돼 있어 대부업체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과 담보대출 위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대부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2위인 리드코프는 최근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대부업계 조달금리가 연 8%대까지 급등하면서 사실상 신용대출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금융취약계층의 마지막 자금줄이었던 대부업계도 영업을 중단하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절벽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불법 사금융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운영실적에 따르면 2021년 법정최고금리 초과와 관련된 불법사금융 신고 건수는 총 2255건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불법채권추심 관련 신고 건수는 869건으로 49.8% 늘었다. 같은 기간 대부업 이용자수는 128만4000명에서 102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업체에서마저 대출 축소가 일어나면 불가피하게 취약계층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대출이 부실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커진다"며 "안심전환대출, 보금자리론, 햇살론 등 정책금융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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