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M] 파도에도 목숨 걸고 잡는 도루묵…오염 폐 통발에 무분별한 포획

2022. 12. 2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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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요즘 동해안에는 산란기를 맞아 해안 가까이 다가오는 생선을 잡기 위한 인파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바로 겨울철 별미, 도루묵인데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날에도 높은 파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테트라포드를 넘나들며 아슬아슬 위험한 도루묵잡이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제보M, 이시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세차게 파도가 치는 해안가 암석 위에서 한 남성이 위태롭게 통발을 끌어올립니다.

겨울철의 반가운 손님, 바로 도루묵입니다.

평소 바닷속 150~400m에서 서식하다가 산란기인 겨울철에 맞춰 동해 연안에 올라오는 도루묵을 통발로 잡는 일이 흔하게 목격됩니다.

지난주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속초 대포항.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방파제로 가는 문은 굳게 닫혔고 해경통제선도 처져 있지만, 도루묵을 잡기 위해 테트라포드를 넘나드는 발길이 아찔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시민 - "아까 해경(단속) 나왔어. 풍랑주의보니까 하지 말라고."

최근엔 가까운 항구에서 추락사고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시민 - "지난주에 거진 쪽에서 사람하나 떨어졌다고 그러더라고. 다쳤다고. 금요일에 셌잖아요 파도가. 이거보다 좀 더 셌어요."

낮에 다시 도루묵잡이가 이뤄진 바닷가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곳곳에 폐 통발과 쓰레기, 빈 소주병 등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통발이 설치된 해안가 옆 모래사장에는 이렇게 시민들이 먹다 남긴 도루묵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상인 - "도루묵 굽고 이런 것도 있더라고요. 괜찮나요 불 피우고?" - "사실은 안 되죠, 근데 그걸 누가 가서 '(불을) 피우지 마라. 피워라.' 합니까 추운데."

해당 지자체에서는 이를 제재할 법 규정이 없는데다 실효성도 낮아 사실상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원 고성군 관계자 - "안전상의 문제로 가급적이면 불피우지는 말아 달라고 계속 요구는 드리고 있는 상황인데…저희가 얘기한다고 해서 들을 경우나 이런 경우가 별로 없긴 없고요."

게다가 어민이 아닌 일반인은 1인당 1개의 통발만 사용해야 하지만,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아 무분별한 어획으로 도루묵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도훈 / 부경대학교 해양수산경영경제학부 교수 - "실태조사 결과 2~3년 전부터 유어객들이 통발 등을 이용해 많은 어획을 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어획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매년 이어지고 있는 위험한 도루묵 통발잡이.

안전은 물론 어족자원의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 래 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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