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공장은 일년에 두 번 멈춘다

장혁진 2022. 12. 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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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한된 식품만 먹어야 하는 희귀 질환 환자을 위해 특수 먹거리를 만드는 식품 회사들이 있습니다.

공정을 멈춰야 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생산을 하고 있는데, 노력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살 혜린이는 일반 단백질을 먹으면 뇌가 다치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성분을 더하거나 뺀 특수 분유를 평생 먹어야 합니다.

[정선희/혜린이 어머니 : "친구들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 떡볶이, 그런 좋아하는 튀김류, 그런 것들은 전혀 먹을 수가 없고요."]

혜린이 같은 아이들은 약 3백 명.

증상에 따라 원료도 다르게 써야 하는데, 한 우유회사는 12종류의 특수 분유를 20년 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공장 전 직원이 투입돼 30분 만에 생산 라인에서 특수 분유 1,000개가 만들어졌습니다.

특수분유를 생산하려면 일년에 두 번, 일반분유 생산을 멈추고 24시간 동안 기계를 모두 세척·소독해야 합니다.

특수 분유는 생산비가 2~3배 더 들고, 제조 과정도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정지아/매일유업 상무/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생산 자체가 아이들이 많이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량 다품종으로 생산을 해야 되고, 그 생산 과정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뇌전증 영유아를 위한 분유와 저단백 즉석밥, 소아 당뇨 특수식 등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식품 기업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살이 넘으면, 소외 계층을 제외하고 정부 지원금이 끊겨 무상으로 제공받지 못합니다.

과자와 빵, 라면 등 다양한 특수식이 있는 일본·유럽과 달리, 종류도 아직 다양하지 않습니다.

[김진성/ESG기준원 ESG평가팀장 : "(식품회사들이) 단기적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제품을 개발해서 제공을 한다면 해당 기업에 대한 평판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공익적 가치가 평판과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한규석/영상편집:한찬의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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