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절차대로 혐의 설명… 노웅래 “불법 피의사실 공표” 억지
박범계·추미애·황교안도 절차 거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8일 자신의 뇌물·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입장문을 내고 “유례 없는 법무부 장관의 불법 피의사실 공표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국회법 93조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맞섰다.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법무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요구할 경우, 해당 국회의원들의 혐의를 국회 본회의에서 설명해왔다. 가장 최근인 작년의 경우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이상직 전 의원,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혐의를 설명하는 절차를 거쳤다. 법조계에선 “법 규정에 따른 것인데, 불법 피의사실 공표라고 한 노 의원의 주장은 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웅래 “한동훈, 어떻게 자세히 아느냐”, 법무부 “국회법 따른 당연한 절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국회 본회의에 나와 노 의원의 혐의를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하며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 파일이 있다” “(노 의원은)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 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했다.
노 의원은 입장문에서 “검찰 조사에서도 나오지 않았고, 당사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녹취록의 내용을 담당 검사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어떻게 그리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냐”며 “야당 정치인에 대해 언제부터 개별 지휘 하고 있던 것인지, 야당 탄압 공작의 정치 검찰 배후에는 도대체 누가 있는 것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전에 표결의 근거 자료로서 범죄 혐의와 증거 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국회법 93조에 따른 법무부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구체적 사건을 지휘하지 않고 있지만 검찰보고사무규칙상의 사건 보고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고, 특히 국회에 장관이 직접 설명을 해야 하는 노 의원 사건은 더욱 자세히 보고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국회법 93조는 (상임)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은 (국회 본회의) 안건은 제안자가 그 취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의 경우 제안자는 법무부 장관이다.
◇박범계·추미애·황교안도 혐의 설명 절차 거쳐
과거 정부 법무부 장관들도 이 절차를 거쳤다. 박범계 전 장관은 작년 4월 이상직 전 의원(당시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전주지검은 2021년 4월 9일 이 의원에 대해 이스타 항공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에 재산적 손해를 입게 했다는 취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및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같은 날 전주지법은 이상직 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작년 9월엔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용인시장 재직 시절 주택개발사업과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인시 소재 토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제3자가 매수하게 하는 등 합계 4억 6000만원을 수수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2020년 10월 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대해 “정 의원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기부 행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회계보고서 제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전화번호 수집 등을 이유로 청주지검에서 수사 중이다”며 “지난 9월 28일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같은 날 청주지법은 체포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 요청한다”고 했다.
황교안 전 장관도 2013년 9월 이석기 전 의원(당시 통합진보당)의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황 전 장관은 “이석기 의원은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남한 사회 체제 변혁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 지하 혁명 조직, 이른바 ‘RO’를 결성해 총책으로 활동해 왔다”고 했다. 또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작으로 2013년 1월 한반도 비핵화 포기 선언, 2월 제3차 핵실험 등을 거쳐 3월 4일 정전 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해 가자 2013년 5월경 조직원들에게 북한의 전쟁 도발에 호응해 물리적, 기술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주요 기간 시설 타격 등 폭동을 일으키는 방안을 강구해 내란을 음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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