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서 노웅래와 설전…“돈 받는 현장서 돈봉투 소리까지 녹음”
노웅래 “검찰이 돈다발 만들어, 정상 수사 아닌 사람잡는 수사” 반박
6000만 원대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 장관은 수사 중 나온 증거들까지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국회의 가결을 촉구했는데, 노 의원이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장은 법정을 방불케 했다.
먼저 발언대에 선 한 장관은 노 의원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며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는 목소리,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그 밖에도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는 노 의원의 문자도 있고,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걸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는 노 의원의 목소리가 녹음된 통화 녹음파일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노 의원의 문자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 의원의 자필 메모와 보좌진의 업무 수첩도 있으며, 공공기관에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저는 지난 20여 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은 본 적이 없다”며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노 의원의 혐의의 경중에 대해서도 “자기 목소리가 나오는 현장 녹음까지 있는데도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공직자라도 명확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음모론을 펴면서 부인하는 경우 예외 없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노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한 장관이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느냐”며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갑자기 ‘녹취가 있다, 뭐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방어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어 “더구나 한 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국회 표결에 영향을 미치려고 구체적으로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말하는 것, 이런 정치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있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녹취 내용에 대해서는 “몰래 두고 간 돈을 행정 비서가 퀵서비스를 통해서 돌려보냈다”며 “돈 줬다는 사람도 돌려받았다고 하는 것인데 녹취가 있다며 새로운 내용으로 부풀려서 언론플레이로 사실 조작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택에서 나왔다는 돈다발에 대해서는 “검찰은 봉투째 든 돈을 모두 꺼내 돈다발을 만들었다. 증거 사진이 그대로 있다”며 “한 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이건 정상적인 수사가 아니라 사람 잡는 수사”라며 “제 구속영장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청구됐다. 제게 정당하게 방어할 기회를 달라”며 부결 투표를 호소했다.
노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쪽에서는 “힘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의원은 “한동훈 장관 (휴대전화) 비밀번호나 공개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노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본회의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71명 중 찬성 101명·반대 161명·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169석의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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