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량·달 전이방식 난관 딛고 `우주탐사 시대` 연다
소형 컨테이너 제작 우여곡절
항우연 "2032년 달착륙선 발사"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지난 6월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진입 성공으로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여느 우주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다누리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궤도선 중량 증가에 따른 연료량 부족, 달 전이방식 변경 등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혔다. 최종 제작된 다누리의 미국 이송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발사장까지 수송하는 대형 항공기를 구할 수 없어 일반 항공기에 맞는 크기의 소형 컨테이너를 다시 제작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주탐사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겠다는 연구진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다누리는 달을 향해 지난 8월 5일 오전 8시 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에 성공한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다누리는 발사 후 약 92분이 지나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고, 3시간 뒤인 오전 11시 9분에는 탄도형 전이궤적(BLT)에 진입한 것이 확인됐다. BLT는 지구, 태양, 달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태양과 지구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지구와 150만㎞ 거리)'까지 날아갔다가 마치 리본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면서 방향을 바꿔 다시 달에 접근해 달 중력장에 포획돼 달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달을 향해 빨리 가는 것보다 연료 소모를 줄여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먼 거리를 돌아가기 위한 것으로, 우리 연구진이 궤도선 중량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해 낸 궤도진입 방식이었다. 미 NASA가 우리가 계산해 낸 BLT 궤적에 대해 "놀랍고 훌륭하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후 다누리는 지난 17일 달에 도착하기까지 총 4회의 궤적수정기동(TCM)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당초 9회 계획했는데, 이를 4회로 줄인 것이다. 달에 도착한 다누리는 당일 오전 2시 45분에 달 궤도 진입을 위한 1차 궤도진입기동을 시도해 처음으로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달 상공 100㎞인 임무 궤도에 들어가기 위해 총 5회 기동 중 3회만으로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계획을 변경했고, 지난 21일 2차 진입기동에 이어 26일 3차 진입기동을 통해 달 임무궤도에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다누리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숱한 우여곡절과 역경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많은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내년 1월부터 다누리 운영방식을 기존 항행모드에서 태양전지판이 항상 태양을 향하고, 탑재체는 달 표면을 향하도록 하는 '달 중심 지향 모드'로 변경한다. 또한 본체와 탑재체 성능 확인, 탑재체가 촬영한 영상 품질 확보를 위한 검보정 작업도 할 계획이다.
다누리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섀도캠 등 6개의 탑재체가 실려 있다. 6개 탑재체는 1년 간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을 비롯해 달 자원 채굴을 위한 달 표면 자원 지도 작성,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 기술 시험,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등에 활용된다.
탑재체의 과학임무 수행는 내년 2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현재 다누리는 총 연료량 260㎏ 중 167㎏(65%)을 사용했으며, 남은 연료량 93㎏으로 달 상공 100㎞ 원 궤도에서 1년 간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으로 우리나라 우주개발 영토가 지구 궤도를 넘어 달까지 확장됐다. 앞으로 심우주까지 갈 수 있는 우주탐사 기술을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2032년에는 우리의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보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45일 전 지구를 떠난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며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격려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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