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씨 취임 뒤 5년째 상식밖 일 이어지는 서울디지털대

한겨레 2022. 12. 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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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개교한 고등교육법상 4년제 사이버대학교인 서울디지털대학교는 2022년 현재 1만명이 재학중인 국내 대표 사이버대학이다.

서울디지털대 직원노동조합(한국노총 한국대학교노동조합연맹)은 조합원 대부분이 15년 이상 장기근속자로, 2005년 조합설립 이후 단 한차례 분쟁 없이 사쪽과 상호 협력해 대학 발전에 이바지해 왔음을 자부한다.

정은보 이사가 취임한 2018년 이후 학교 쪽은 단 한명 직원도 승진시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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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지털대학교. 연합뉴스

[왜냐면] 김선희 | 서울디지털대 직원노동조합 위원장

2001년 개교한 고등교육법상 4년제 사이버대학교인 서울디지털대학교는 2022년 현재 1만명이 재학중인 국내 대표 사이버대학이다. 서울디지털대 직원노동조합(한국노총 한국대학교노동조합연맹)은 조합원 대부분이 15년 이상 장기근속자로, 2005년 조합설립 이후 단 한차례 분쟁 없이 사쪽과 상호 협력해 대학 발전에 이바지해 왔음을 자부한다.

갈등은 금융감독원장 출신 정은보씨(강병중 현 이사장의 사위)가 2018년 상근이사, 2019년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정씨 취임 이후 사쪽은 2014년부터 지급돼 오던 명절귀향비를 일방적으로 삭감했고, 2006년부터 년 1회 지원된 건강검진을 2년 1회로 축소했다. 서면동의 없이 직원 8명이 십수년간 받아온 직무수당을 삭감하고, 초과근무수당을 대체휴가로 지급하는가 하면, 연차수당과 초과근무수당 등을 체불하는 등 불법적인 일도 서슴지 않았다. 사쪽 대표자인 총장직무대행과 교무처장은 직원들의 노조 탈퇴 및 가입 불가를 종용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총장 자리는 정씨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4년째 직무대행체제다.

2018년 이후 임금도 동결됐다. 사쪽은 2022년 입시실적 저조로 경영상황이 악화했고, 직원보수 지표가 타 사이버대학에 비해 높은데 호봉제로 매년 임금인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정보로 공시된 자금계산서를 보면 운영수익총계에서 운영비용 합계를 뺀 대학 운영차액은 2015년 대비 2021년 40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직원 보수총액은 6% 줄었다. 또 2021년 사학진흥재단 회계감사에서 이월금 185억이 지적돼 경영상황 악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정은보 이사가 취임한 2018년 이후 학교 쪽은 단 한명 직원도 승진시키지 않고 있다. 현재 시행중인 호봉제는 직급별 최고 호봉(대리 7호봉 등) 제한이 있는데 5년째 승진자가 전무하니, 전체 조합원 34명 가운데 22명은 최고 호봉에서 임금인상이 중단된 상태다. 10년차 이상 대리도 흔하고 필자도 대리 13년차다. 심지어 대리 19년차도 있다. 그런데 사쪽은 아예 연봉제로 전환하고, 일정 수 직원은 임금을 삭감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결국 2021년 임단협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몇차례 조정기한 연장과 조정위원들의 중재 노력을 통해 2021년과 2022년 기본급을 각각 2.5% 인상하고 2023년 11월부터 연봉제를 시행하는 조정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애초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안을 힘겹게 수용했으나, 사쪽은 학교법인 이사장 부재를 이유로 기한연장을 요구하더니 결국 11월28일 조정안 거부를 통보했다. 이번엔 학교법인 이사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를 댔다.

연봉제 전환까지 수용했는데 기본급 2.5% 인상안조차 거부하리라곤 상상 못했다. 그런데도, 대학의 가장 중요한 입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파업을 막고자 파업 이틀 앞두고 노동위원회 조정안보다 더 양보한 수정안을 냈다. 하지만 학교법인은 이번에도 거부하고 구성원들을 파업으로 내몰았다.

결국 노조는 지난 11월30일부터 집단적 휴가사용을 시작으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전체 조합원이 3일간 집단휴가를 신청해 한마음으로 준법투쟁에 동참했고 이후에는 휴게시간을 이용해 옥외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학교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십수년간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온 구성원을 대하는 법인의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이젠 대학본부와 학교법인에 대한 신뢰감은 모두 사라졌다. 노조는 장기전이 될지 모르는 학교법인과의 투쟁을 다시 시작했다. 추워진 날씨에도 매일 휴게시간을 이용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 학교법인은 노동위원회 조정안을 즉각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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