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흐에 미친 남자…인문학으로 억대 연봉 버는 비결은

KBS 2022. 12. 28. 18: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28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권영민 권영민인문학연구소 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228&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녹취]
"미치광이였죠"
"흥미로운 사람이었어요"
"천재였어요"

[앵커]
살아서 인정받지 못했던 불운의 화가. 하지만 끝끝내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한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이 고흐에 빠져서 인생 공부를 시작하며 지금은 인문학 명강사로 변신한 분이 계십니다. 권영민 인문학연구소장의 인생 명강의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흔치 않은 노란색 모자를 쓰고 오셨어요. 평소에도 즐겨 쓰세요?

[답변]
보기에 어떻습니까?

[앵커]
잘 소화하시는데요? 어려운 색깔을?

[답변]
너무 고맙고요. 사실은 모자를 올해 처음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고흐를 공부하다 보니 잘 아시는 것처럼 노란색을 좋아하셨고 저도 노란색 모자에 고흐를 표현하고 싶어서 오늘 이렇게 모자를 쓰고 나왔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까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네요. 서양에는 수많은 별 같은 화가들이 많이 있어요. 고흐뿐만 아니라 고갱도 있고. 그런데 왜 고흐에 빠지신 거예요?

[답변]
저희가 어렸을 때 위인전을 보면서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아마 닮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빈센트 반 고흐에게 반한 건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우리가 어려웠을 때 우리가 삶을 포기하거나 꿈을 접을 때가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고흐는 극심한 가난 가운데서도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지 않았고요. 오죽하면 우리가 자화상을 남겼는데 그 까닭을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모델료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델을 구할 수 없으니 자신의 얼굴을 그렸고 또 그 덕분에 자신의 내면에 어떤 모습이 있는가를 잘 표현하게 됐는데 첫 번째는 저도 가난했을 때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그런 면에서 동지처럼 느꼈고요.

[앵커]
묘한 동질성을 느꼈다.

[답변]
두 번째로는 오늘 어쩌면 이 시간에 가장 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제가 많은 분들을 만나고 강의를 하다 보니 자신의 삶을 잘 못 사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독창적인 삶만 살아야 한다 하는데 고흐가 자신의 삶을 10년 동안의 그림 생활을 하면서 살아냈기 때문에 그 점을 제가 좋아하게 됐습니다.

[앵커]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특별히 내면에 깨달음을 준 그런 작품이 있을까요?

[답변]
여러 점이 있긴 한데요. 특히 네덜란드 시기 때 그렸던 화면에 나오는 그림이 있는데요. 감자 먹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인들이 보셔도 아시겠지만 굉장히 어둡고 또

[앵커]
칙칙하고.

[답변]
제가 돈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사고 싶지 않은 그런 그림입니다. 그런데 정작 고흐 자신은 최고의 걸작품이라는 호칭을 붙였던 작품입니다.

[앵커]
이분들이 농부죠? 일하고 와서 감자를 먹는 그 장면인 거죠?

[답변]
네, 맞습니다. 어쩌면 우리 아버지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와서 일터에서 돌아온 다음에 저녁에 즐거운 식탁의 모습을 그려놓은 건데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즐겁고 밝은 그림이 아니라 한 호평가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가장 지저분한 빛깔의 그림이더라. 그런데 고흐의 멋짐이 여기서도 나타나는 거 같습니다. 이것을 반론을 펴는 게 아니라 그렇다. 나는 앞으로도 더욱더 지저분한 그림을 그리겠지만 농부의 손의 주름을 통해서 농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라고 이렇게 표현했던 작품입니다.

[앵커]
빈곤한 삶은 유지가 되겠지만 내면의 빛과 희망은 놓지 않겠다는 그런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말씀인 거 같습니다. 저는 보통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도 한쪽 귀를 잘라낸 광기의 천재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깊은 통찰력을 얻게 되는 나름의 비결 같은 게 있으신가요?

[답변]
사실 얘기하자면 길긴 한데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독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고요.

[앵커]
다독하시나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어느 정도?

[답변]
아마 권수 말씀드리면 앵커님께서 많이 놀라실 텐데요. 한참 책을 읽을 때는 한 달에 한 80여 권 정도 읽었습니다.

[앵커]
한 달에 80여 권. 하루에 한 두세 권은.

[답변]
하루에 두세 권 정도를 꾸준히 읽어야 되는데요. 한 공무원께서 제 얘기를 듣고 시도를 해봤답니다. 한 달은 읽었지만 1년, 10년은 못읽었다고 하거든요. 제가 어림잡아 연구소 운영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30년 넘게 다독을 해온 거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다독해서 터득한 독서의 경험 그리고 고흐를 통해서 발견한 어떤 인생 공부 이런 거를 지금 많은 분들에게도 강의로, 인문학 강의로 이름을 알리고 계신데 인문학 강좌에 사람들 많이 옵니까, 요즘도?

[답변]
의외로 많이 오지 않습니다. 역설적인 표현이긴 한데요. 그러나 그중에서도 인문학 강의에 많이 오시는 분들은 두 부류가 계시는 거 같은데 중년분들이 많이 오시고요. 또 중년분들 중 가운데 여성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우리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인생의 고민도 있을 거고 자신의 정체성 고민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이분들이 많이 오시는 편이고요. 또 우리가 뉴스나 언론에서 보는 것처럼 CEO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독창적인 삶. 또 통찰력, 지혜를 얻기 위해서 인문학을 많이 수강을 하고 계십니다.

[앵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왜 왜 인문학인가 이런 질문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여기에 대한 답은 찾으셨나요?

[답변]
길게 설명 드려도 될까요?

[앵커]
아뇨, 짧게. 짧고 굵게 부탁드립니다.

[답변]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제가 본 견해가 아니라 모든 미래학자는 기술의 중심은 인간중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무리 AI가 발전한다 할지라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수성, 도덕성, 인간성은 저희만의 장점이기 때문에 인문학 강의를 통해서 이것을 많이 찾고 계신 거 같습니다.

[앵커]
자율운행차, 인공지능 로봇 결국 기술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거는 사람이니까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인문학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이신 거 같아요.

[답변]
특히 더 주도적으로 우리가 이것을, 지혜를 제공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갖고 있습니다.

[앵커]
수강생도 많다고 하셨는데 인문학 강의로 어떻게 먹고살 만큼의 수익이 나옵니까? 어떠세요?

[답변]
금액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앵커]
네, 좋습니다.

[답변]
그거는 제가 곤란할 거 같고요. 사실은 인문학 강의를 30년을 해왔지만 초창기에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은퇴 시기가 제가 딱 그 나이가 됐는데요. 저한테는 은퇴라는 나이가 적용되지 않고요. 쉽게 말씀드리면 1년에 한 200여 차례의 강의를 하고 있고 또 책을 27권이나 냈는데요. 이 수입을 합산해보면 그래도 대기업 임원 정도의 연봉은 되지 않을까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다독가라고 하셔서 여쭤보는데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독서법이 있다면 그것도 좀 알려주세요.

[답변]
참 이게 어려운 질문이거든요. 사람마다 다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저는 독서 강의할 때마다 세 가지 것을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는 저자를 읽으면 좋겠다. 두 번째, 본문 텍스트를 잘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을 좀 읽자. 좀 부연 설명 드리면 저희가 러시아 문학책을 읽으면 어렵거든요. 역사라든가 이름이라든가 이래서 그 당시 저자가 처해 있던 문화, 역사, 배경을 이해하는 것만큼 본문이 잘 읽힐 수가 있고요. 또 텍스트 읽기는 쉽게 말씀드리면 지식을 얻는 공부가 아니라

[앵커]
그렇죠. 구체적으로 독서 노트 이런 것도 쓰세요?

[답변]
독서 노트도 제가 에버노트라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데요. 한 3,000권 정도 노트를 갖고 있습니다.

[앵커]
메모를 하면서 독서를 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를 수 있다.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오늘 마지막 드리게 되는 질문인 거 같아요. 고흐가 살아있으면 우리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아니면 혹은 선생님이 명강의 하셨던 것 중에 꼭 2023년을 맞는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걸 하셔도 좋습니다.

[답변]
저도 가장 희망적인 말씀으로 드리면 좋을 거 같은데요. 저도 인생의 고비를 한 세 번 큰 고비를 넘겼을 때 오늘 소개해드리는 이 메시지가 저한테 큰 울림을 주었고요. 인생을 살아왔던 힘이 되었었는데 화면에 보시면 제가 한번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 그 벽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까. 위대한 일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이룰 수 있다. 결코 우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문장을 제가 인생에 메시지로 삼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2023년도 요행을 바라지 않는 노력과 끈기와 인내의 삶이 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권영민 소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