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美서 한국 넘었다

최종근 2022. 12. 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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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작업에 적극 나서면서 대만이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28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국의 기회 및 위협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우방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반도체 수입을 대폭 줄이고, 대만과 베트남으로 공급처를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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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국제무역통상硏 보고서
점유율 17.4%, 한국은 13.2%
美·대만 세액공제 25%, 한국 8%
연구개발·설비투자 지원 늘려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 재편작업에 적극 나서면서 대만이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별다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재계는 8%에 불과한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국의 기회 및 위협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우방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반도체 수입을 대폭 줄이고, 대만과 베트남으로 공급처를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2018년 30.1%에서 지난해 11%로 크게 줄었지만, 이 기간 대만의 점유율은 9.7%에서 17.4%로 급증했다. 베트남의 점유율 역시 2.6%에서 9.1%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018년 11.2%에서 지난해 13.2% 증가하는 데 그쳐 대만에 뒤처졌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일본·대만 정부에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Chip) 4 동맹' 결성을 제안하며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 하고 있다. 또 8월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중국도 자급률을 높이려는 상황에서 중국에 편중된 반도체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연구개발 투자비율과 장비·소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가 우리나라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기준 반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한국이 8.1%로 미국(16.9%), 중국(12.7%), 일본(11.5%), 대만(11.3%) 등 주요국 중 가장 낮았다. 여기에 반도체 장비 및 소재의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경쟁국에 비해 높아 공급망 교란에 취약한 구조이기도 하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대만은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 구도에 참여해 핵심 장비·소재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지원을 통해 첨단기술 영역에서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확대를 통해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장비·소재 자립도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반도체 시설투자에 25% 세액공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만도 지난 11월 반도체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기존 15%에서 25%로 확대하는 '산업혁신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은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현행 6%에서 8%로 늘리는 데 그쳤다. 사실상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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