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되살아난 일본여행…그런데 ‘엔저’ 끝날지도?

홍석우 2022. 12. 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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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이 방역 빗장을 풀면서 해외여행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행 항공권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는데요.

이쯤에서 요즘 엔화 환율 살펴보시는 분들, 내년엔 '엔저'가 끝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인천공항이 북적북적하더라고요.

정말 일본 많이 가는 겁니까?

[기자]

네, 한 카드사의 항공권 발권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요.

일본행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었습니다.

2019년 11월과 비교해보면 140%의 회복률이죠.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정부 집계를 살펴볼까요.

전반적으로 회복세긴 합니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가 308만 명을 넘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7백% 넘게 급증한 건데요.

이 중 82만 명, 26.5%가량이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 만에 2배 정도 늘었습니다.

[미조하타/일본 오사카시 경제전략국장 : "올해 오사카에 한국인 20만 명이 올 것으로 전망합니다."]

[앵커]

일본 여행이 특히 회복세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3명 가운데 1명이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우선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엔화 환율이 떨어졌거든요.

지난 3월만 해도 100엔에 천 원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9백 원대 중반까지 낮아졌습니다.

포털이나 SNS에 보면 '국내 여행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이 돌 정도인데요.

다만, 일본행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2~4배가량 비싼 편입니다.

유류할증료가 여전히 비싸고요.

운항편은 예전보다 적은데 겨울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앵커]

한참 달러가 강세였을 때 미국인들이 유럽으로 몰려간다는 소식 전해드렸던 기억도 나네요.

그런데 달러는 많이 올랐는데 엔화만 떨어졌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달러 강세의 이유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었죠.

지난달까지 4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이달 들어서도 0.5%포인트 올렸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마이웨이'였습니다. '초저금리'를 유지해왔는데요.

그런데 일주일 전에 갑자기 금리 정책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은 그간 0.25%까지였던 장기금리 변동 폭을 0.5%까지 2배 올렸습니다.

시장에선 사실상 금리 인상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정말일까요?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구로다 하루히코/일본 중앙은행 총재/지난 20일 : "이번 조치는 장기금리 변동 폭을 (상향) 조정해서 통화 완화의 효과가 기업과 금융부문에 원활하게 퍼지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금리 인상은 아닙니다."]

[앵커]

미국이나 일본이나 기준금리 결정하시는 분들은 참, 말 애매모호하게 하네요.

해석 좀 해주시죠.

[기자]

정책금리, 이게 말하자면 기준금리인데요.

마이너스 0.1%로 그대로예요.

'금리 인상 아니다' 말할 수 있는 거죠.

조정한 건 10년물 국채금리인데요.

미래에 금리 올릴 수 있다는 거로 시장에서 해석이 됩니다.

최근 일본의 상황도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초저금리 정책을 10년간 유지해왔는데요.

일명 고환율 정책, 그러니까 기업들의 수출 상품 가격이 싸지니 수출 잘 되게 하자는 정책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물가 잡겠다며 금리 계속 올렸잖아요.

"내년에도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은 상태고요.

다른 나라들도 미국 따라 금리 올리는데 일본만 따로 가니까 급격한 엔저가 왔어요.

지난 10월 1달러에 150엔선을 넘어서며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일본도 해외 공장이 많아서 수출에서 별 재미를 못 봤고요.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가격 급등해서 국내 물가만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달 일본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7% 상승해 지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제 금리 인상 밖에 답이 없다는 분석들이 나옵니다.

[앵커]

일본이 금리 올리고 엔저 끝나는 시기 언제쯤으로 예측되나요?

[기자]

일단 장기금리 인상 이후 엔화가 반등했어요.

본격적인 정책 전환은 내년 4월쯤으로 보입니다.

구로다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가 그때 끝나거든요.

기시다 총리와 뜻이 통하는 새로운 총재가 오면 현재 마이너스인 정책 금리를 올릴 거라는 관측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릴 경우 일본 정부가 발행한 막대한 국채의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도 국채 이자로만 매년 8조 엔, 우리 돈 약 77조 원을 내는데, 금리가 1%만 올라도 연간 이자 부담이 3조 7천억 엔, 약 35조 원이 늘어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정 건전성 확보 없이는 일본의 금리 정상화 정책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금리를 올려도 문제, 안 올려도 문제네요.

일본 경제의 딜레마가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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