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톡·강남언니 후기 믿어도 될까…"후기 작성일까지 정해줘"

곽미령 기자 2022. 12. 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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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후기 페널티 정책에도 병원의 '위법행위' 필터링 한계

(지디넷코리아=곽미령 기자)'바비톡'과 '강남언니'는 미용에 관심있다면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성형후기 플랫폼이다. 

그간 양사는 단기실적보다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거짓없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임을 홍보해왔다. 

그런데 소비자가 바비톡과 강남언니 후기를 보고 찾아간 병원에서 "병원이 지정한 날짜에, 좋은 후기 작성을 강요받았다"는 제보가 잇따라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제공=이미지투데이)

지난 11월 바비톡과 강남언니 성형후기 글을 보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ㅋ△△' 성형외과를 찾은 한 직장인 김 모(20대·가명)씨는 그날 해당 성형외과에서 눈, 코 상담을 받은 뒤 바로 성형수술 날짜를 잡았다. 

김 씨는 "바비톡과 강남언니 성형후기를 보고, 후기에 나온 사진처럼 성형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같은 병원을 찾았다"며 "상담했을 때 까지만 해도 원장님도 친절해 그날 바로 예약금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김 씨는 수술 20분 전 해당 성형외과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바비톡과 강남언니 등 성형후기 앱에 병원에서 지정해준 날짜에 좋은 후기를 작성하라는 것. A4용지에 해당 문구가 적힌 사인도 강요받았다. 기자가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 김 씨가 저장한 음성녹음 파일에는 병원관계자가 김 씨에게 후기작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바비톡 부작용 알리기 캠페인

김 씨는 "수술당일이기도 했고, 무언가 강압적인 분위기에 거절하지 못해 결국 사인하고 수술을 받았다"며 "그런데 한달쯤 지나 수술한 부위에 부작용이 찾아와 도저히 좋은 후기를 작성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바비톡과 강남언니 등 성형정보 플랫폼사들은 거짓없는 후기작성을 소비자들에게 약속해 왔다. 바비톡은 가짜 후기와 게시물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클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클린캠페인을 통해 "특정 병원을 홍보하기 위해 활동하는 부정 사용자가 올린 가짜 후기를 모니터링해 계정을 영구 차단하는 것은 물론, 해당 사용자의 게시물을 삭제하고, 또 거짓 홍보를 한 병원에 대해서는 플랫폼 이용금지 처분도 내린다"고 알려왔었다.

그러나 취재결과 바비톡과 강남언니는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병원이 '어느병원'인지 자체를 묻지도 않았다.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허위 및 조작이 의심되는 후기에 대한 처분 계획을 세세히 밝히지도 못했다. 

병원이 후기글 내용, 게재 날짜 등까지 간섭하는 등 이용자가 긍정적인 후기를 남기게 유도하는 경우에 대해 바비톡 측은 "병원과 환자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플랫폼에서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바비톡은 부정후기와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이용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언니

강남언니도 바비톡처럼 지난해부터 가짜 후기 페널티 정책을 실시해왔다. 해당 정책은 강남언니 이용자가 미용의료 시술을 받았을 때, 앱에 시술 후기를 작성하도록 요구받는 모든 입점 병원의 행위에 적용된다. 20회 신고가 누적된 병원은 앱에서 퇴점 조치된다.

김 씨의 사례처럼 병원이 시술 후기 작성을 강요하거나 후기를 작성하면 할인을 해주거나, 대리작성을 위한 계정 양도를 요구하거나 후기 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 모두 해당된다. 그럼에도 좋은후기 작성을 강요하거나, 후기작성 시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들이 지금도 암암리에 지금도 성행 중이라고 내부 현직 제보자들과 소비자들은 설명했다.

압구정에 위치한 성형외과에 상담실장으로 재직 중인 이 모(30대)씨는 "강남을 비롯한 전국 성형외과 운영시스템을 다 똑같다"며 "전부 후기작성을 빌미로 수술비 할인 등 이벤트들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언니 측은 "소바자에게 댓가성 후기 작성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 의료법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사전적 차단이 어렵고 수법이 굉장히 많아 자사 앱을 비롯한 성형앱들이 100% 가짜후기가 없는 공간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후 한달 이내 해피콜 조사를 통해 현재 사후모니터링 개념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직접 병원을 다녀온 이용자들이 검증해온 데이터로 거짓정보를 차단해 정책 고도화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12년 출두한 바비톡은 현재 최소 70만개 이상의 누적 성형후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결과 바비톡과 연계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전국 병원 수는 이날 기준 전국 1천여개 병원이 입점돼 있다고 바비톡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100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1월 출시한 강남언니는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 차단을 위해 '클린클리닉' 정책을 강화를 홍보해왔다. 현재 한국 가입자는 300만 명이 넘고, 유료 입점병원도 800곳이 넘는다. 강남언니의 성형누적 후기 수는 이날 기준 70만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곽미령 기자(chu@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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