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에 인색한 건보 보장성… 한의원·한방병원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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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가 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보장의 '사각지대'에서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실수진자의 감소와 진료비의 정체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대로라면 한의계가 천천히 가라앉는 '침몰선'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돈다.
28일 한의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의원 실수진자 수는 1133만명을 기록했다.
따라서 한의계는 한의 건보 보장성 확대가 필요하고, 실손보험에서 한의 비급여(첩약, 약침, 한방물리요법 등) 보장을 급선무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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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1000만명 선 무너질 듯
지난해 병원 폐업률 평균 웃돌아
"의료시장 불균형 해소하려면
첩약 등 실손 비급여 보장 필요"
■한의원·한방병원 찾는 환자 격감
한의계는 건보와 실손이라는 국민 의료 서비스의 양대 축에서 한의(韓醫)가 상대적으로 크게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한의계의 중차대한 위기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의 의료기관의 건보 진료비 점유율과 실수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낮은 보장성에 환자들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한의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의원 실수진자 수는 1133만명을 기록했다. 2014년 이래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진료환자 수가 흘러내리고 있다. 지난해 실수진자 수는 2014년 1318만명과 비교하면 185만명(14%)나 줄었다. 한의계에서는 이대로 가다보면 오는 2027년에는 1000만명선이 무너져 실수진자가 995만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의가 건보 보장성 확대에서 양의에 비해 크게 소외되면서 건보 진료비 지출에서의 비중도 계속 줄어 들었다. 지난 2014년 2조2724억원으로 건보 진료비의 4.2%를 차지했던 한의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019년에는 3.5%, 2020년에는 3.4%, 지난해에는 3.3%로 최저점을 찍었고 올해 역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한의계의 어려움은 경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폐업률은 병원, 의원, 치과, 약국의 폐업률을 4년 연속 웃돌았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의료기관 평균 폐업률은 3.9%였지만 한의원의 폐업률은 4.7%, 한방병원은 9.8%를 기록했다.
■"보장성 강화로 한의계 살려야"
한의계는 업계 전반적 침체의 원인으로 한의에 대한 낮은 보장성 문제를 1순위로 꼽고 있다. 국민들이 한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 해도 본인 부담금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한의사는 "그동안 정부가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과 국민건강 종합계획 등을 내놔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용이해졌지만 한의의 첩약이나 추나 등 보장성은 매우 부족한 형편"이라면서 "환자 본인부담률이 추나는 50~80%, 첩약도 50~10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보장 진료행위와 경쟁적 관계에 있는 대체진료(한의 비급여)가 보장되지 않아 실손의 가격통제가 어렵고, 결국 보험사의 손해율 증가와 가입자들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단순히 업계의 침체 문제를 떠나 한의만의 역할이 보장성 문제 속에 과도하게 축소되고 있고, 의료 시장의 불균형이 커져 국민들의 의료선택권이 훼손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한의계는 한의 건보 보장성 확대가 필요하고, 실손보험에서 한의 비급여(첩약, 약침, 한방물리요법 등) 보장을 급선무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치료목적이 뚜렷한 한방 비급여(한방물리, 추나, 약침 등)는 실손보험에서 보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면서 "건보와 실손에서의 한의 보장 강화는 의료서비스 생태계는 물론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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