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김현 "숲을 보는 송중기, 많은 도움 받아"[N인터뷰]②

김민지 기자 2022. 12. 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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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은 회귀물 장르인 데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훑는 흥미로운 서사로 올 하반기 방송가를 장악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에서 순양가 안주인 이필옥은 '재벌집 막내아들' 최대 빌런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본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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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판타지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은 회귀물 장르인 데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훑는 흥미로운 서사로 올 하반기 방송가를 장악했다. 이에 최고 시청률 2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오르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에서 순양가 안주인 이필옥은 '재벌집 막내아들' 최대 빌런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인자한 '재벌집 마나님'은 남편 진양철 회장이 밖에서 얻어온 진윤기까지 제 자식으로 품는 듯하지만, 결국 본인 핏줄을 순양 회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살인교사도 서슴지 않는다. 이 '두 얼굴의 사모님'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배우 김현에게도 이필옥은 쉽지만은 않은 역할이었다. 극에 긴장감을 부여해야 하니 부담감도 컸다고. 하지만 대본에 충실하며 오롯이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했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김현이라는 배우가 시청자들에게도 돋보일 수 있었다. 김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본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8일 배우 김현을 만났다.

김현/판타지오 제공

<【N인터뷰】①에 이어>

-파트너인 이성민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과는 지난 2014년에 영화 '방황하는 칼날'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선배님이 형사, 내가 피해자 모친 역이라 한 장면 정도 붙었는데, 이번에 대본 리딩을 할 때 말씀드렸더니 기억이 난다며 '인상 깊었었지' 해주셔서 되게 감사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선배님과 함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진양철 회장이 섬망 증세를 보이며 '왜 날 죽이려고 했냐'는 말에 속아서 대성통곡 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그 신이 내겐 정말 중요해서 연습을 많이 했는데, 나만 잡는 바스트샷에서 연기하려니 나를 쳐다보는 선배님 에너지가 '산' 같더라. 그래서 너무 죄송한데 '저 안 봐주시면 안 되냐'라고 부탁했다. 이게 예의가 없을 수도 있어서 조심스러운데 그걸 쿨하게 수용해 주셨다. 쫑파티 때도 선배님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웃어주시더라. 그때 정말 감사했다.

-송중기와 함께한 신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매체 쪽에서 베테랑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송중기는 매체 경력이 오래돼서 유연하게 연기하는 능력이 있더라. 베테랑이다. 나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카메라 위치라도 바꾸게 되면 민폐일까 싶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송중기는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상대방이 부드럽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 이필옥이 빌런임이 밝혀지는 신에서도 대본에는 '이필옥이 놀란다' 정도가 나와 있었는데, 송중기가 '쪽지를 낚아채면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해줘서 고마웠다. 나도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그걸 송중기가 딱 짚어주더라. '숲을 보는 배우'였다.

김현/판타지오 제공

-본인이 나온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신이 있나.

▶마지막에 윤기랑 대화하는 장면이다. 그 신도 내게는 중요했는데, 감독님이 제일 마지막에 찍을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대본을 보면서도 많이 울었는데, 현장에서도 감정이 나올 수 있게 집중하려고 했다. 윤기에 대한 이필옥의 감정은 아마 '참회'였을 것 같다. 이필옥은 자기 자식들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려고 했는데도 외면받고, 결국 제 핏줄이 아닌 윤기에게 위로 받는다. 그게 좀 아이러니하면서도 흥미롭더라. 실제로도 힘들 때 친한 지인보다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이야기가 봇물 터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이었다.

-이필옥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작가님이 그렇게 써주셔서 그렇게 연기를 했다. 잘 써주셔서 그에 힘입어 표현을 잘할 수 있었다. 이필옥의 마음을 시청자들이 잘 헤아려주신 것 같다.

김현/판타지오 제공

-극의 엔딩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나는 14회까지 나오고 안 나오니까 그 뒤 대본은 한 번 밖에 안 봐서 방송을 보니 새롭게 보이더라. 원작은 읽다가 혼돈이 와서 말았기에 해피엔딩이었다는 걸 몰랐는데, 그렇게 됐으면 개운하긴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작가님의 창작욕구가 있지 않나. 그 부분은 당연히 존중하고 배우들은 충실했을 뿐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매체 연기를 시작한 뒤 내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 아닐까. '스위트홈'이 받쳐줬다면, '재벌집 막내아들'로 시청률의 힘을 느끼면서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김현/판타지오 제공

-30년 넘게 연극을 해왔고,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지도도 높아졌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떤가.

▶고등학교 때 극단에 들어갔다가, 졸업 후 메이크업을 2년 정도 배우고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연극과 관련된 걸 하려고 노력했다. 30년 넘게 다른 일은 안 한 것 같다. 그게 내 연기의 구력이 돼 이필옥까지 하게 된 게 아닌가 한다. 당연히 어렵기도 했지만,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마 내가 회귀한다고 해도 다시 대학로로 갈 것 같다. 그때 만난 동료들, 작품들이 내 역사 아닌가. 그 시간들이 감사하다. 그런데 관심은 30년이 아닌 15년 만에 받았으면 좋겠다.(웃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연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언제부터인가.

▶40대 중반에 매체 연기를 시작하면서는 연기로만 생활이 되더라. 아마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 때부터일 거다. 그 작품이 물꼬를 터줬다. 감독님께도 감사한 게 내가 영화 '카트'에 나오는 한 장면만 보고 캐스팅을 해주셨더라. 50부작 주말드라마에 출연하니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빚도 있었는데 그 작품으로 다 갚았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김현/판타지오 제공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하다.

▶한 작품은 당연히 해야 할 것 같다. 또 한 발 한 발 지금처럼 잘 나아가길 바란다. 욕심부리지 않고 지금처럼 똑같이, 성실하게 작품에 임할 거 같다. 야망은 없다.(미소)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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