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차주, 대출금 일찍 갚아도 수수료 안낸다

5대 은행 새해부터 1년간 면제
우리, 신용등급 5구간까지 적용
국민, 가계대출자까지 면제 가닥
하나, 종류 무관하게 일괄 면제

저신용 차주라면 대출을 일찍 갚았을 때 내야 하는 수수료가 사라진다. 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를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리 및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면제 대상 및 시행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은행별로 다르다.

28일 은행연합회는 "최근 급증한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한시적으로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서민 대출자의 가계부채 경감 대책에 따른 은행권의 후속 조치다. 은행권은 취약 차주 지원 방안으로 이미 안심전환대출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신청 차주의 기존 보유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구체적인 시행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 2일부터 신용등급 5구간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1년간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면제 대상을 정부가 제안한 등급 하위 30%(신용등급 7구간 이하)보다 확대했다. 가계대출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가능 시기도 기존 대출 만기 1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늘렸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 하위 30% 고객에 대해 중도상환해약금을 면제 해준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3년 1월 중 시작해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도 한시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이면서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출금 상환(완제, 일부상환) 시 대상 여부를 확인해 자동 면제 처리하는 방식이다. 내년 1월 중 시작해 시행일로부터 1년 동안 이를 운영하며 차주별 면제 횟수도 제한이 없다. 다만 이 같은 세부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

하나은행 역시 상환일 직전 월말 기준 KCB신용평점 하위 30% 차주에 대해 시행 후 1년 동안 가계대출 상품 종류와 무관하게 중도상환수수료를 일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산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내년 1월 중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취약차주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면제 대상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 "다른 은행들 시행 시기에 맞춰 내년 1월쯤에는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