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호텔녀' 유죄” 대법원, 원심 뒤집었다..수지, 악플러 뿌리뽑나 [Oh!쎈 종합]

[OSEN=김성락 기자] 18일 오후 서울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한 뷰티브랜드의 2020 새해맞이 팝업 이벤트가 열렸다.배우 수지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ksl0919@osne.co.kr

[OSEN=김채연 기자] 가수 겸 배우 수지에게 ‘국민호텔녀’라는 댓글을 달았던 40대 남성이 모욕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이 재판이 악플 근절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28일 대법원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5년 10월 수지에 대한 기사에 '언플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 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수지를 왜 B한테 붙임? JYP 언플 징하네'라는 댓글들을 남겼다. 이에 수지의 당시 소속사였던 JYP엔터테인먼트가 악플러들을 고소하는 과정에서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1심에서는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폭망’, ‘퇴물’ 등의 표현이 모두 모욕에해당한다고 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연예인과 같이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는 비연예인과 같은 기준을 늘 적용할 수 없다"라고 무죄를 선고했다.

[OSEN=민경훈 기자]무대 위에서 배우 수지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06.21 /rumi@osen.co.kr

어느덧 재판은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대법원에서는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에 유죄를 인정하며 2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기존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한 것"이라며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모멸적 표현”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품’, ‘퇴물’, ‘폭망’ 등의 표현에 대해서는 연예기획사의 홍보 방식, 실적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보고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 1심, 2심과 달리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대해 세부적으로 나눠 유무죄를 판단한 것.

A씨가 수지에게 악성 댓글을 단지 7년 만에 비로소 법원을 통해 모욕적 표현으로 인정받게 된 가운데 연예인들의 단호한 법적 대응 결과가 악플을 근절하는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아이유가 22일 오전 2023 밀라노 패션 위크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출국장으로 향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9.22 /sunday@osen.co.kr

특히 악플러에 대해 무관용 법칙을 적용하는 아이유의 경우 지난 13일 소속사를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 아이유에 대한 명백한 허위사실과 명예훼손, 인신공격 등 악성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가해자의 증거자료를 수집해 고소했다. 가해자는 소환 조사를 통해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했고, 그 결과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아이유의 경우 악플러와의 전쟁을 치르며 과거 수두룩했던 악성 댓글 및 게시물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소송을 이어가며 지친 아티스트와 팬들의 마음 속 상처는 어떤 위로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몇십년간 연예인들은 악플과 루머 속에서 고통받아 왔으며, 억울한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했다. 악플에 고통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지가 7년간의 재판을 통해 악플러의 댓글을 모욕적 표현으로 인정받은 가운데, 재판부의 단호하고도 엄격한 처벌로 스타들의 향한 악플이 사라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