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캐디 등 '육휴급여' 검토···농촌 외국인력엔 영주권도 추진
16년간 280조 쓰고도 성과 적어
기존 대책 분석●내년 수정안 발표
고소득 외국인엔 네거티브 비자 신설
인구감소지역 장기체류땐 영주 자격
중기 채용 외국인 경력 3년으로↓
'이민청' 설립 위한 연구회도 가동
윤석열 정부가 28일 문재인 정부에 이어 또다시 인구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현재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위기감이 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는 아이의 수)은 지난해 기준 0.81명까지 하락했고 올해는 0.7명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이 수치가 2024년에는 0.70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사회 전체가 급속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화 인구 비중은 2025년 20.6%까지 상승해 일명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렇게 인구 균형이 무너지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복지 지출 급증 및 재정 건전성 붕괴 △지역 소멸 △국방 공백 등의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동안 집권한 정부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인구 관련 대책을 쏟아낸 이유다.
하지만 이번 인구 대책을 주도한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그동안 인구 대책이 막대한 투입 재원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봤다. 2006년 이후 정부가 백화점식 인구 대책을 통해 투입한 저출산 관련 예산은 무려 280조 원에 이르지만 출산율 제고 등 눈에 띄는 성과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기존 대책의 효과를 계량적으로 재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의 수정안을 내년 중 발표하기로 했다. 효과가 큰 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특히 여성의 출산·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이 현재 8세에서 상향 조정된다. 육아휴직을 근로시간 단축으로 전환해 사용할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육아휴직 기간은 현재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어나고 배우자 출산휴가 역시 연 1회 이상 분할해 쓸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직장인 등 근로소득자들만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육아휴직급여를 보험 설계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들과 예술인들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연내 연구 용역을 거쳐 추진하는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단시일 내에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노인과 외국인 등을 고용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각종 대책도 마련됐다. 고소득, 첨단산업 종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네거티브 방식 비자(E-7-S)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이 채용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의 경력 요건은 현재 5년에서 3년으로 줄여주기로 했다. 현재 우수 인력 비자는 93개 직종만을 상대로 발급되는데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전 지정 업종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준다는 뜻이다. 또 조선 업종 등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숙련기능전환인력 연간 쿼터를 현재 2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비전문인력 외국인에 대해서는 현재 5만 9000명인 도입 규모를 내년에는 11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구 감소 지역에 장기 체류한 외국인에게는 거주(F-2) 및 영주(F-5) 자격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성적이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 허용 시간을 현재 주 25시간에서 30시간으로 늘려주고 ‘체계적이민정책연구회(가칭)’도 설립해 이민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기구를 거쳐 향후 이민청 설립도 검토한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정부는 또 지방의 경우 하루 13만 원에 이르는 간병인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외국 인력에게 간병인 문호를 여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동포들이 간병 시장에 종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따지면 관련 자격증이 없어 모두 불법 노동자로 볼 수 있다.
학령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교원 숫자도 중기(2023~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마련해 구조 조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올해 공립 교원 정원은 34만 7888명에 달하는데 그동안 교대 진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단 한 번도 정원 감축이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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