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오너 3세 싸움이다"…STX重 인수전, 정기선 VS 김동관 맞대결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조선업에 뛰어든 한화가 STX중공업 인수전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STX중공업 인수 의사를 밝힌 HD현대와 조선업 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그룹의 차기 총수로 거론되는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모두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STX중공업 인수전으로 조선업 내 경쟁 구도가 형성되며 그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중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로, 인수 금액은 1천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며 조선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화는 선박엔진 사업에 강점이 있는 STX중공업까지 품어 선박에서 엔진까지 조선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엔진 등에 강점이 있고, 선박용 저속엔진 부문에선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HSD엔진, STX중공업은 글로벌 3대 사업자로 꼽힌다.
한화가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은 엔진을 자체 제작하지 않는다. STX중공업 인수로 엔진 기술력을 확보할 경우 수직계열화할 수 있다. 아울러 STX중공업이 보유한 함정용 소형 엔진 등 방산 기술력도 한화의 기존 방산 부문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 흡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앞서 HD현대도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5일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서 경영권 지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엔진 기술을 접목해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이와 관련한 엔진 수요가 급증하고, 그에 따라 선박엔진 기술력이 조선사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로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한화와 HD현대의 STX중공업 인수전은 양 그룹의 차기 리더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물밑경쟁이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1983년생, 정 사장은 1982년생으로, 재계에선 가까운 친구사이로 알려져있다. 지금까지는 각 그룹의 사업 영역이 달라서 부딪칠 일이 없었지만, 한화가 조선업에 진출하며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향후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신사업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조선업에 처음 진출하며 향후 사업 확대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정 사장은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HD현대는 앞서 한화가 인수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나섰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인수에 실패한 바 있어 이번 STX중공업 인수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STX중공업 인수전에는 한화와 HD현대를 포함해 국내 기업과 사모펀드 4~5곳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로, 시가총액 2천억원을 기준 인수 금액은 1천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는 한화가 조선업에 진출한 이후 관련 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한화와 HD현대 모두 사업 확장의 전략으로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경쟁구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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