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너마저…" 반도체 혹한기 속 낯선 전망
현실화하면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
SK하이닉스는 당장 4분기 영업적자
2023년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부정적
반도체 업황 전망이 나빠도 이렇게 나쁠 수가 없다. 급기야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중 한곳인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12월 23일 대신증권이 작성한 삼성전자 매수 리포트를 보자.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2023년 1분기 695억원 적자, 2분기 674억원 적자로 예상했다. BNK투자증권도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2023년 1분기 2900억원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적자 시점을 2023년 2분기로 잡은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부문은 2023년 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반도체 사업부 중 메모리 부문이 2023년 2분기 1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낸 건 2009년 1분기가 마지막이었다. 업계에서 '반도체 쇼크'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내년 1분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흑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한 증권사도 많았다. 다만, 4960억원(IBK투자증권), 3510억원(하이투자증권)으로 영업이익 규모를 크게 잡진 않았다. 그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조 단위 분기 이익을 기록해왔다는 걸 감안하면 초라한 이익 전망이다.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전망은 더 나쁘다. 적자와 흑자 전망이 엇갈리는 삼성전자와 달리, 이 회사는 올해 4분기 적자가 기정사실이 됐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2022년 4분기 8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2023년 1분기(1조4000억원)와 2분기(1조3000억원)엔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가 2022년 4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영증권은 영업손실 1조3000억원의 추정치를 내놨고, 다올증권 역시 1조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건 2012년 3분기가 마지막이었다.
10년 넘게 적자를 내지 않던 두 기업에 잿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건 반도체 업황이 그만큼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 악화 문제가 심각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 투자가 줄면서 스마트폰‧PC 수요가 감소 해 재고만 쌓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업황 부진이 2023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승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2023년 3분기 저점을 지난 뒤에야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은 2023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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