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만 믿는다"… 아모레퍼시픽·F&F 실적개선 부푼 꿈
경기침체 우려 커지지만
中 코로나 방역 해제 수혜
아모레 영업익 76% 늘듯
MLB 보유 F&F '톱픽'
한세실업·영원무역 OEM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 예상
의류·화장품 산업의 2023년 전반적인 전망은 밝지만은 못하다.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외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 재개에 따라 몇몇 개별주들은 수혜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은 실적 개선과 함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매출 7조3222억원, 영업이익은 74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내년에는 이 수치가 각각 8%,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매출이 4조1924억원, 영업이익은 2063억원으로 예상됐고 내년에는 각각 10%, 7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중국의 급격한 코로나19 봉쇄 완화 때문이다. 지난 26일 중국 방역당국은 내년 1월 8일자로 코로나19에 적용했던 최고 강도의 방역조치를 해제하고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 및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완전한 국가 간 이동 재개를 시사하는 내용"이라며 "방한 중국인의 회복 흐름은 기존 예상 시점이었던 2023년 하반기에서 내년 1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향 소비 개선의 수혜를 누리면서도 그간의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608개였던 이니스프리 점포는 올해 70~80개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해외 사업의 감가상각비는 2021년에 30% 이상, 2022년에도 38% 이상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인센티브 관련 충당금이나 영업 관련 조직 정리 비용 등 2021년 말 발생했던 대규모 비용이 올해 4분기에 절반으로 감소함과 동시에 매출은 지난 2~3분기보다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이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감 탓에 높아질 대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부담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8일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0.43배로 LG생활건강의 15.17배 대비 3배 이상 높다.
의류 산업에서는 MLB·디스커버리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F&F가 최선호주로 꼽혔다. 내년 중국 경기 재개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중장기 전망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매장 출점에 따른 물리적 매출 증가 구간이라는 투자 포인트는 변하지 않았다"며 "2023년 의류 산업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F&F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의류 브랜드사 평균 15%보다 높은 수치다. 밸류에이션 역시 크게 부담은 없는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8일 F&F의 PER는 24.28배로, 2003년 이후 평균 PER인 29.4배보다 낮다.
그러나 2022년 4분기 이익 전망은 최근 한 달 새 소폭 둔화돼 단기 주가 흐름은 부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F&F 연 매출의 40%가 4분기에 집중되는데 11월 온도가 예년보다 높게 측정돼 아웃도어 의류 매출이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분기에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국소적인 영업제한이 이어진 것은 실적 개선 여지를 남겼다.
한세실업·영원무역 등 의류 주문자상표부착(OEM) 기업들은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의 재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올해 매출액은 2조2355억원, 영업이익은 1898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매출액이 1%, 영업이익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원무역은 매출액이 같은 기간 3조7513억원에서 3조7791억원으로 소폭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7832억원에서 694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전방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성수기인 3분기부터 바이어들의 신규 주문이 보수적으로 선회했다"며 "이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의 주요 바이어는 전통적으로 갭, 타깃 등이었으나 올해는 칼하트, 핑크, 빅토리아시크릿, 에어로포스테일 등 브랜드가 주를 차지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 관점에서 OEM사 매수를 고민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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