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원유값 상한 도입국에 석유 안판다"
수출금지에도 국제유가 하락
2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국가들에 5개월 동안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법령을 공표하며 "본 조치는 서방 국가와 국제기구의 비우호적이고 국제법에 모순되는 행보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서방 국가는 내년 2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5개월간 러시아 원유를 수입할 수 없다. 다만 전 세계적인 원유 공급망 경색을 불러올 최악의 조치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러시아가 서방의 가격 상한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가격 하한제 또는 전면적 수출 금지를 시행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다. 하지만 본 법령에 이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로 세계 원유 시장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 원유는 가격 상한인 배럴당 60달러를 밑도는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조사업체 케이플러의 빅토리 카토나 연구원은 "공표된 법령에는 일전에 러시아가 예고했던 보복 조치들이 빠졌다"며 "가격 상한제 대응에 대한 큰 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이번 공표를 시작으로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는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일단 내년 1분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따른 영향을 파악한 후 가격 하한제 등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달 주요 7개국(G7) 회원국과 유럽연합(EU), 호주는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로 가격 상한선을 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의 대통령령 서명 소식에도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센트(0.04%) 떨어진 배럴당 79.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 대란이 우려됐던 유럽이 예상외로 한파를 겪지 않았고, 경기 침체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로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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