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둥지 트는 中 부호들 급증
싱가포르보다 문턱 낮아
중국의 사회·정치적 긴장을 피해 일본으로 이주하는 중국인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인을 상대하는 일본 부동산업자와 일본에 사는 중국인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홋카이도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시이 히데유키 씨는 WSJ에 최근 일본 이주를 위해 중국인의 부동산 구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으로 이주한 60대 중국인 여성 아만다 우 씨는 "국영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했지만, 제로 코로나는 정말 가혹했다"며 코로나19 봉쇄와 행동 제한이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우씨는 최근 고국에서 코로나19 봉쇄가 대부분 해제되며 고향인 베이징을 자주 찾을 기회가 있겠지만, 계속 일본에 머물 계획이라고 전했다.
30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 중인 사업가 왕칭 씨도 "중국 친구들이 일본 이주를 원한다. 관리들이 고급 콘도에 난입해 소지품에 소독약을 뿌리고 가방도 훼손했다더라"며 "아무리 부유해도 인권은 전혀 보호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WSJ에 따르면 일본의 투자이민 제도인 경영관리 비자를 통해 올해 1~10월 일본으로 이주한 중국인은 2133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 한 해의 1417명보다 63.5%나 늘어난 수준이다. 투자액 요건을 보면 유사한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하는 미국의 최소 80만달러나 역시 부유층에게 이민 대상 지역으로 인기 있는 싱가포르의 185만달러보다 훨씬 부담이 작다. 다만 일본에도 한국처럼 중국인의 이주와 부동산 매입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스즈키 시게미 씨는 WSJ에 "최근 홋카이도에 매물로 내놓은 별장을 더 비싸게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중국인 대신 일본인에게 팔았다"며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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