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재판 분할되나

김만배 병원입원에 잇단 연기
남욱·유동규와 따로 받을수도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재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 요구로 재차 연기된 가운데, 최악의 경우 재판 분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은 김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병원에 상세 기록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병원은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4일 자해로 병원에 입원해 지난 16일, 19일 공판기일 연기를 요청한 뒤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제출하며 재차 23일 공판기일 연기를 요청했고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였다. 법원은 이와 함께 김씨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자 김씨가 입원해 있는 아주대병원에 그의 건강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병원 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김씨가 또다시 건강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재판 상황만 본다면 김씨 측에 재판 연기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유인도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지난 10~11월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전후 태도를 바꿔 대장동 수익 지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분이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을 진술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홀로 화천대유는 자신의 소유라며 이 대표 지분설을 부인하고 있다. 김씨가 계속 재판 연기를 요청할 경우 법원이 재판 분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남 변호사, 유 전 본부장 등 다른 피고인들은 기존대로 재판을 받되 김씨만 분할된 재판을 나중에 따로 받으며 그간 다른 피고인들의 기존 재판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 인정 여부를 밝힐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어느 정도 재판 속도가 늦춰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편 대장동 일당의 여죄를 수사 중인 검찰은 김씨의 건강 상태를 지켜보며 구체적 수사 시기나 방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