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책 참담한 성적표” vs “尹정부 대응 부실”… 여야 ‘네 탓’ 공방

박수찬 2022. 12. 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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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긴급현안보고서 네 탓 공방
與 “9·19 군사합의로 정찰 자산 묶여
軍 대응 태세에 악영향 줬는지 살펴야”
野 “현 尹정부 아래 軍 경계 실패 팩트
정부 믿고 국민들 밤잠 제대로 자겠나”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안보정책의 참담한 성적표”(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vs “우리 군(현 정부)의 총체적인 부실을 북한한테 보여준 일대 사건”(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

28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소집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상황에 관한 긴급현안보고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규탄 및 격추 실패의 기술적 문제를 따졌다. 하지만 KA-1 공격기와 아파치·코브라 공격헬기, F-15K 전투기 등 군용기 20여대를 긴급 출격시켰음에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약 5시간 동안이나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상공을 활보한 북한 무인기 5대를 단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한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렸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문제 삼았고 국민의힘은 북한과의 9·19 합의에 따라 정찰자산 확보 및 무인기 대응 훈련을 등한시한 전임 정부의 안보정책을 비판했다.
李 국방 “국민께 송구”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서상배 선임기자
야당인 민주당은 군의 격추 실패 지적과 함께 국가안보실 등 대통령실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이번 무인기를 정찰한 국지방공레이더는 문재인정부에서 전력화한 것”이라며 “북한 무인기가 MDL을 넘어올 때 이것을 쏴서 요격시켜야 되지 않았나”라며 “현 정부 아래서 우리 군의 경계작전에 실패했다는 것은 팩트이고 이는 다른 핑계와 말이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은 “다섯대나 되는 무인기가 무방비 상태로 대한민국 영토에서 6시간 이상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녔다는 사실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사과하거나 사퇴하겠다거나 책임 지겠다는 사람이 없는 이 정부를 믿고 국민들이 밤에 잠을 제대로 자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무인기가 들어왔을 때는 엠바고를 걸어서 국민들이 전혀 모르게 하고 무인기 내에 무슨 폭탄이 실렸는지도 모르고 지금도 파악 못 하고 있으니까 새떼나 풍선떼한테는 전투기를 출격시켜서 온나라가 난리나게 만드는 이런 군, 국방당국, 대통령실을 믿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멀쩡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여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번 무인기 경계작전 실패가 문재인정부의 대북 유화책의 후과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문재인정부 당시) 대대급 무인기에 600억, 사단급 무인기에 3500억이 들어갔는데 이 4100억원을 그냥 사장시켰다”며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을 보호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상운용 못 하도록 방해를 하고 북한 무인기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하다가 그나마 대응하는 손발을 묶었다가 이번에 성적표가 배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8일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9·19 군사합의로) 서부전선에서 비행금지구역에 드론을 띄우지 못하게 돼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GP(감시초소)를 헐어냈으니 감시자산을 설치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번에 9·19 군사합의를 깬 것도,무인기를 내려보낸 것도 북한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해 군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어제 작전본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국민께 송구한 말씀을 올렸고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에 대응하는 작전의 결과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26일 낮 12시10분에 보고를 받고, 12시12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시 전화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때 훈련 부족이 미흡한 대응의 원인이라는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이 장관은 “훈련의 강도나 실질적인 훈련, 적 상황을 상정한 실질적 훈련에 대해서는 취약했다는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다”며 “합참 주도의 모든 자산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차원의 훈련은 없었다는 점에서 전무하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연말 국군장병 위문을 위해 서울 공군 제3미사일방어여단 8787부대를 방문해 시설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군은 무인기나 드론을 비롯한 어떤 형태의 도발에 대해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이날 패트리엇 최초 배치 부대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및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공군 제3미사일방어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무인기의 수도권 영공침범이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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