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삭발까지 준비”..김도현, ‘재벌집’ 엔딩 논란에도 “감사, 또 감사”[인터뷰 종합]
[OSEN=김나연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家의 데릴사위 최창제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김도현이 작품을 향한 관심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28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9아토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배우 김도현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지난달 18일, 시청률 6.1%로 출발했던 ‘재벌집 막내아들’은 마지막회에서 26.9%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 ‘부부의 세계’ 뒤를 이어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이에 김도현은 “너무 행복한 한달 반이었다. 촬영을 일 년 정도 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성실하게 열심히 정말 최선을 다해 찍었다. 사전제작이다 보니 대충 찍은 장면이 없다. 방송을 보면서 그때 분위기가 생각나더라. 시리즈물로는 짧지 않은 촬영 기간이었다. 가족물이라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하는데 나중엔 진짜 가족같이 느껴지더라. 농담처럼 ‘이렇게 계속 찍어서 ‘전원일기’처럼 가는 건 어때?’라고 말할 정도로 즐겁게 찍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송 나가면서 생각보다 너무 반응 좋고 사랑을 많이 받아서 나중엔 무섭더라. 와이프가 ‘쓰나미 같다’고 했다. 대본이 재밌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아파트 피트니스에서 러닝머신 뛰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면서 뛰시더라. 치킨집 가서도 콜라 하나 더 나오고 이런 일상 속 소소한 반응이 감사하고 따뜻하게 느껴져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흥미로웠다”고 밝힌 그는 “도준이랑 저랑 나이가 같다. 도준이의 시대적인 상황을 다 경험했고, 다 기억난다. 그런 요소가 많더라.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런 향수를 밝게 풀었다면 저희는 진지하게 그려내다 보니 재밌겠다 싶었다. 적어도 40, 50대한테는 재밌을 거고 20, 30대한테도 공감을 얻는다면 잘 되겠다는 생각은 했다”면서도 “시청률 20%를 넘을 줄은 몰랐다. 좋은 드라마가 될 거라 생각했지 이정도는 예상 못 했다. 다 감사하다. 욕해주셔도 감사하고, 다 감사하다”고 뜨거운 관심에 몸둘바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부터 최창제 역으로 제안을 받았다는 그는 “제일 처음 질문했던 게 ‘아내 역할은 누구냐’는 거였다. 왜냐면 저는 어떤 작품이든 앙상블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을 땐 몰랐다. 그땐 나만 잘하려고 했다. 하다 보니 상대방과의 조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최창제를 봤을 때 상대 배우가 중요했다. 상대배우에 따라 최창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신록 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사진을 봤을 때 바로 최창제가 됐다. 너무 카리스마 넘치고 멋진 아우라를 갖고 계셔서 바로 모드 전환이 됐다. 실제로 만났을땐 너무 유쾌하고 위트있더라. 얘기하다가 오빠, 동생하는 사이가 됐고 그러다 보니 좋은 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중 최창제는 데릴사위 캐릭터로, 아내 진화영(김신록 분)을 비롯해 순양家에서 기를 못펴는 인물로 묘사된다. “실제로도 쭈그리”라고 밝힌 김도현은 “제가 가장 깊게 고민한 건 어떻게 잘 받을까였다. 최창제는 리액션 캐릭터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연기라는 게 반응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너무 다행인 건 김신록 배우가 너무 잘 주니까 잘 받게 되더라. 그때그때 좋은 액션들을 던져주니까 받아먹기 편했다. 김신록 배우한테 고맙고, 또 같이하고 싶다. 젊었을 때 이야기로 시즌2 안 되나?”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진화영과 최창제의 ‘티키타카’ 장면은 대부분 애드리브에 의한 것이었다. 김도현은 “신록배우와의 신의 말미는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시작은 대본, 마무리는 거의 애드리브로 끝난다. ‘얼씨구 절씨구’도 다 애드리브다. 그걸 다 쓰실 줄은 몰랐다. 감독님이 어떻게 보면 저희가 알콩달콩한걸 끄집어내주시려 한 것 같다. 매 회 애드리브 없었던 회가 없다. 대본이 안정적이라 안에 쑤셔넣어도 흔들림이 없더라”라며 “끊지 않은 감독님, 살려준 편집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김도현은 연출을 맡은 정대윤 감독에 대해 “늘 믿어줬다. ‘컷’을 안 외쳐주셨다. ‘언제까지 하나 보자’하고 계속 시간을 주셨고 저희가 설정하고 연기하는 걸 즐겁게 웃으며 오케이 해주셨다”며 “좋은 감독엔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자세한 디렉팅도 좋겠지만 우리 감독님은 배우를 신뢰하고 믿음을 줬다. 그리고 편집실에서 아름답게 마무리해준다. 현장에서 특별히 대사를 잘못 이해한 게 아닌 이상 디렉팅이 들어온 적은 없다. 믿어줬고, ‘이것까지 나간다고?’ 싶을 정도로 다 살려줬다. 신뢰와 믿음으로 저희를 지켜주셨던 기억이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렇다면 최창제를 연기하는 데 있어 외적으로 준비한 것은 어떤 게 있을까. 김도현은 “나이들었을 때 장면에서는 분장을 한다. 분장을 해도 시간이 경과되면 돌아오고, 무표정으로 있으면 주름이 살지 않는다. 그래서 ‘절씨구 얼씨구’ 장면을 보면 제가 아예 눈을 감고 있다. 주름을 좀 더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 화면을 한번 거치다 보니 가만히 무표정으로 있으면 주름이 잘 안 보인다. ‘더 늙었으면 좋겠는데’ 싶더라. 어떻게 하면 더 노인 느낌이 날까 싶어서 눈도 감고 있고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특히 그는 “처음에는 ‘U자 대머리’를 하겠다고 애기했었다”며 ‘탈모 스타일링’을 위해 준비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김도현은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열정적이라고. 하려고 했는데 1부, 16부를 붙여서 찍어야 해서 분장하는 장면을 나중에 찍어야 했다. 한 두 달 안에 다 찍을거라고 해서 한번 해보려고 했다. 근데 촬영 분량 많고 날씨에 따라 변동이 있으니까 노역 분장 회차가 계속 미뤄졌다. 저도 다를 드라마에 들어가게 돼서 포기하고 흰 칠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한번 밀어볼 생각이었다. 작품이 너무 재밌어서 이정도 작품에서 이정도를 번 해보고 싶었다. 그 다음 작품은 한 달 있으면 머리카락이 좀 자라니까 그때는 반삭 느낌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쳤다”며 “시즌2 가면 한번 대머리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 같은 노력에도 ‘재벌집 막내아들’은 종영 직후 결말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충격적인 반전 결말에 일각에서는 개연성을 문제삼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김도현은 “제작진이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16부작에 담으려 얼마나 노력했고, 보편타당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는지도 잘 안다. 그분에 대한 존중과 믿음은 변함없다”면서도 “평가는 시청자 몫이니까 질타도 당연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반 동안 ‘재벌집 막내아들’이 보여준 희로애락이 앞으로 새로이 제작될 드라마의 좋은 자양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질타 역시 사랑해줘서 나온다는 걸 안다. 그 또한 감사하다. 무플, 무관심을 오랜 시간 경험해서 이런 것도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만 개인적 바람은, 저희가 회당 1시간이 넘어도 16부작 안에 다 못들어간 다. 편집된 장면 많다. 상황과 여건 안되지만 2회차 정도 늘려서 18부작 정도로 해서 분량 떄문에 담아내지 못한 장면을 더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면 감사한 시청자분들의 아쉬움이 조금은 덜어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생각을 해본적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욕심나는 캐릭터로 ‘진도준(송중기 분)’을 꼽은 김도현은 “저는 안되나요?”라며 “시놉시스에 도준이는 잘생겨야 한다는 설정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다만 진양철(이성민 분) 캐릭터를 언급하자 “성민 선배처럼 할 자신이 없다. 20년 내공을 더 쌓아야 할까말까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욕심이 났지만 이성민 선배의 연기를 보고 나서는 ‘하면 안 된다’ 싶더라”라고 이성민의 몰입도 높은 연기를 극찬했다.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 김도현은 “제 연기에 대해 자신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자신 있으니까 직업 삼아 사는 거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제가 만약 도준이를 했다면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연기 했을 거다. 외모에서 주는 힘이 없으니까. 배우는 몸이 악기라 각자 다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거다. 이 악기는 저만 갖고 있고, 이성민 선배 같은 악기가 없어서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각자 악기에 충실하자는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같은 사람이 역할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저는 무매력이 제 매력이라 생각한다. 딱히 눈빛이 강렬하지도 않고 딱히 키가 크지도 않고. 저 스스로는 캐릭터를 맡기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뚜렷한 특징이나 인상착의가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 적 있다. 그동안 시청자분들께 마음을 사지 못했던 부분 중 일부는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큰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저한테 힘을 보태주신 분들이 많았다. 반대로 그분들이 빠지면 저는 또다시 인상이 남지 않을 거다. 주변에 힘 보태주는 분들께 감사하며 살겠다. 진심이다. 겸손이 아니라 감사한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도현은 스스로를 ‘배우’라고 칭하는 것이 “거창하고 부끄럽다”는 남다른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자신을 ‘대한광대’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그는 “작가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초 창작자가 보기에도 저게 옳다고 느껴질 정도로 인물로서 깊게 들어가 있는 배우. 그걸로 인해 관객들도 온전히 그의 배우로서 모습이 상상 안 될 정도로 그냥 믿을 수 있는거다. 캐릭터 호흡이 표현해줄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존재가 바로 배우인데, 저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저는 아직 작가님한테 의지하고 물어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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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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