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北무인기, 용산 안 날았다 확신… 국민께 송구"(종합)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노선웅 기자 2022. 12.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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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이하 소형 무인기엔 최적화된 대응체계·훈련 미흡"
"'9·19합의'는 우리만 지키라고 있는 게 아니다" 언급도
이종섭 국방부 장관. 2022.12.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노선웅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해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하늘은 날지 않은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앞서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가 비행한 곳을 서울 북부지역으로 표현한 건 사실관계를 현저히 축소한 것'이란 김 의원 지적에도 "우리가 (사실관계를) 은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장관은 설훈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도 "(북한 무인기가) 용산까지 안 왔다는 건 우리가 확신한다"며 "단계별 감시자산들에 다 확인된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이 장관은 우리 군의 이번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이 사실상 실패한 데 대해선 "국방부 장관으로서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 작전 결과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우리 군은 26일 오전·오후에 걸쳐 북한 무인기 총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으로 들어온 사실을 포착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들 북한 무인기 중 1대는 경기도 김포·파주를 지나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갔고,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하다 우리 군의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켜 5시간여 동안 작전을 폈지만, 5대 모두 놓치고 격추하지도 못했다. 우리 군의 대응작전은 오후 5시쯤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이번에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진입한 북한 무인기에 대해선 그 크기(전장 2m)나 보나 촬영 영상을 봤을 때 무장을 갖춘 무인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장이 최소 5m는 돼야 무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이 장관의 설명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 장관은 "(날개 길이) 6m급 이상 정도의 무인기는 우리가 자동으로 요격하거나 육안으로 보고 직접 조준해 격추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3m 이하 소형 무인기는 사실상 최적화된 대응체계와 훈련이 미흡하다. 이 분야 능력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운용개념을 발전시키며 훈련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무인기 사건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리지 않은 데 대해선 "작전을 수행하는 게 가장 우선이었다"며 "합참 중심의 작전 수행여건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 사건 발생 당일 이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확전을 각오하고라도 군사행위를 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확전 각오'란 표현엔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도발을 억제하도록 하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에 따른 '상응조치'로서 우리 군 무인정찰기를 군사분계선(MDL) 너머 북한 상공으로 보내 '9·19남북군사합의' 위반이란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해 "9·19합의는 우리만 지키라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엔 MDL을 동부 지역(MDL 표식물 제646~1292호 구간)과 서부 지역(표식물 제1~646호 구간)으로 나눠 각각 MDL로부터 15㎞와 10㎞ 내 지역에선 무인기 비행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북한이 먼저 무인기 도발을 통해 9·19합의를 어겼기에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게 군 당국의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앞으론 (북한) 무인기에 좀 더 공세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무인기 대비 훈련이 '전무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물음엔 "적 상황을 상정한 실전적 훈련은 취약한 측면(이 있었단 취지)"라며 "합참 주도로 모든 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차원의 훈련이 없었단 점에서 '전무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이 '드론부대 창설을 앞당기겠다'고 한 데 대해선 "지금 있는 드론부대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수준"이라며 "(윤 대통령이 얘기한 건) 합동부대 차원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또 작전 수행 개념을 만들어 훈련하는 차원에서 좀 더 상위 개념의 부대"라고 부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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