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골라 뽑은 인재들···김천, 역대급 시즌 예고
군팀인 김천 상무는 매년 입대하는 선수들에 따라 성적이 요동친다. 병역 특례혜택이 주어지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이 나면 입대하는 선수들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반대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입대해 전력이 엄청나게 강해진다.
김천은 2022년 K리그1 11위에 그친 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패해 내년 시즌을 K리그2에서 시작하게 됐다.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전력 보강이 필수인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입대할 ‘신병’들의 수준은 김천이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1차 모집에서 89명이 서류합격한데 이어 지난 1일 최종 선발 결과에 따라 총 18명이 군복을 입게 됐다. 조영욱과 윤종규(이상 서울), 김진규(전북), 원두재(울산), 김동현(강원), 박민규(수원FC) 등 국가대표 경력을 갖춘 선수들이 대거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포항의 주전 골키퍼였던 강현무가 가세했고 강현묵(수원), 김준홍(전북), 이영준(수원FC) 등 U-22 자원도 3명이나 수혈했다. K리그2에서 시즌을 시작한다지만, 사실상 K리그1 팀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라인업이다. 아직 제대하지 않은 권창훈 같은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춘다면 어떤 팀이 와도 부럽지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경찰청 축구단이 해체된 후 상무에 모든 선수들이 몰리다보니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번에 탈락한 선수들 중에는 2022년 K리그2 득점왕 유강현(충남아산)과 K리그1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박진섭(전북)도 있었다.
김천은 내년 시즌 K리그2에서 가장 압도적인 전력을 지녔다. 광주FC가 2022년 세운 역대 최다승(25승)과 최다 승점(86점) 기록에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물론 변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천은 늘 기존 선수들과 신병들의 손발을 맞추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번에 합격한 선수들은 내년 1월 입대해 5주 훈련을 소화한 뒤 합류하는데, 그렇게 되면 기존 선수들과 2월 중순에나 호흡을 맞추게 된다. 과거 군사훈련을 받았던 선수들이 컨디션을 올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음을 생각하면, 시즌 초반이 불안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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