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명식당 대표 재산 노린 청부 살인 3인조 검찰 송치(종합)

기사내용 요약
7월 범행 공모 9월부터 실행…식당 운영권 노려
고의 교통사고·주거지 침입…7차례 시도 끝 범행
'생활고' 고향 후배 사주…현금·아파트·채무 변제
살해범 "유족에 죄송"…교사범 "사주 안했다" 부인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 유명식당 대표를 살해한 '청부 원정살인'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했고, 갈수록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살해범 A(50)씨, 그의 아내 B(46)씨, 교사범 C(55)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6일 제주시 오라동 소재 피해자 주거지에서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하고 수 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전문제 다툼…'식당 운영권' 등 재산 목적

이번 사건이 시작된 데는 ‘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금전다툼으로 시작해 피해자의 식당 운영권까지 얽혀있다.

교사범 C씨는 지난 8월부터 피해자와 부동산 문제로 법정 소송에 휩싸이는 등 금전 문제로 다툼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유명식당 대표였던 피해자의 식당 임원으로도 재직했다.

C씨는 피해자가 2~3달 동안만이라도 식당 운영을 못하게 되면 자신이 식당의 실질적 업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청부 살인을 계획하기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7월부터 준비…처음은 교통사고 유발 시도로 시작

이들은 올해 7월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9월에 세 차례 시도했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 D씨를 사망하게 하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었다.

C씨가 D씨를 승용차에 태우고 이동해 도내 한 도로에서 유턴을 하는 데, 이때 A씨 부부가 차를 몰고 D씨가 탄 차량 조수석을 들이받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고를 계획했던 장소 인근에 폐쇄회로(CC)TV 많아 발각될 것을 우려했고 범행 수법을 바꿨다.

◇'거주지 침입' 계획 변경…몰카 설치 비밀번호 알아내

이들은 교통사고를 가장한 사고 대신 피해자의 주거지를 침입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A씨가 이달 2일 C씨로부터 들은 피해자 집 비밀번호를 통해 침입하려 했지만 번호가 맞지 않아 실패했다.

8일 뒤인 지난 10일에는 귀가하는 피해자를 기습하려 했지만 순찰차가 지나가면서 포기했다.

이들은 피해자 거주지 비밀번호를 파악하기 위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한 뒤 피해자 주거지 현관 맞은편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이후 카메라를 회수한 뒤 영상을 분석해 비밀번호를 파악했다.

A씨는 파악한 비밀번호를 이용해 범행 당일인 16일 피해자 주거지에 침입했고, 2~3시간 숨어 있다 귀가한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했다. 범행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고, 수백만원의 금품을 들고 빠져나왔다.

◇치밀한 움직임…제3자 명의로 배편 이용해 제주 오가

이들은 범행 이후에도 치밀하게 움직였다. 당시 범행 현장을 빠져나온 A씨는 두 차례 택시를 타고 인파가 몰리는 해안도로와 재래시장 등을 찾아 추적에 혼선을 빚게 했다.

사전에 준비한 옷과 운동화를 교체하며 모습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다 차량에서 기다리던 아내 B씨와 접선해 제주항으로 이동, 여객선을 타고 타 지역으로 달아났다.

A씨는 제주를 오가는 교통 수단으로 항공기보다 보안 검색이 허술한 여객선을 이용했다. 범행 전날인 지난 15일과 당일 16일 제3자 명의로 배편을 예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께에도 같은 수법이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6개월간의 총 7차례 범행 시도…대가는?

6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시도된 범행으로 A씨 부부가 얻은 것은 ‘돈’이다.

범행을 계획한 C씨가 고향 선·후배 사이인 A씨 부부의 경제적 궁핍을 알고 접근했다. 그는 A씨 부부에게 범행 착수금으로 3500여만원을 선지급하고, 채무금 2억원을 변제해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소재 아파트의 명의와 피해자 식당 운영권 제공 등을 약속하며 범행을 사주했다.

◇경찰, 수사 3일 만에 3인조 검거…A씨 부부 “유족에 죄송”

지난 17일 수사에 나선 제주동부경찰서는 통신수사 등을 통해 3인조 신원을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이틀 뒤인 19일 경남 양산에서 A씨 부부를 검거했다. C씨도 같은 날 제주시 모처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21일 구속됐고 1주일이 지난 28일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이날 오후 검찰에 호송되던 중 혐의 인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B씨도 "죄송합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C씨는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살인교사 관련 질문엔 "사주는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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