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노조법 개선 필요"…국회에 의견 표명키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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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노조법 제2·3조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을 국회에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8일 제38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쟁의행위로 인한 기업의 거액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신청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키고,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국회 계류 중인 노조법 개정안에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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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단체 "인권위 결정 환영"…이충상 위원은 반대 의견 표명
(서울=연합뉴스) 박규리 기자 = 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노조법 제2·3조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을 국회에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8일 제38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쟁의행위로 인한 기업의 거액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신청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키고,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국회 계류 중인 노조법 개정안에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인권기준에 비춰 봤을 때 우리나라는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인정받기가 어려워 노조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인권위는 우선 노조법 2조를 개정해 법률상 '근로자'와 '사용자'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법 2조가 정의하는 근로자에 개인 사업자로 보이지만 타인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나 플랫폼 종사자도 포함하자고 했다.
아울러 근로자의 노동조건이나 노동조합 활동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자는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규정 개정을 건의했다.
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을 둘러싼 노사 분쟁만을 '노동쟁의'라고 정의한 현 규정에 '구조조정 등 경영사항'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관련 내용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법 3조와 관련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 행사로 손해를 입은 경우 근로자나 노동조합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거나 가압류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직접 피해가 아닌 경우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위는 또한 노동조합이 주도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와 관련해 근로자 개인이나 신원보증인에게 배상을 청구하거나 가압류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쟁의행위의 원인과 경과, 배상 의무자의 재정 상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제기된 소송이나 가압류신청은 직권이나 당사자 신청으로 각하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상임위원회에서 이충상 위원은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 위원은 '신원보증인에 대한 배상 청구 제한'과 '쟁의행위에 대한 법원의 손해배상 경감'을 제외한 나머지 노조법 관련 의결 내용에 반대하며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국민의힘 추천을 받아 지난 9월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인권위 위원으로 선출됐다.
인권위는 "구체적인 결정 이유와 반대의견은 추후 결정문을 통해 공지하겠다"고 예고했다.
인권위 의결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 단체가 모인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운동본부)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늦었지만 인권위가 노조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데 환영한다"며 "정부가 비준한 ILO 기본협약에 따라 국제노동기준에 맞게 노조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권위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노동 3권을 형해화하는 현행 노조법을 개정해야 할 '국제법상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정책대응모임은 상임위원회 회의를 방청한 뒤 "이충상 위원이 국제인권기준과 인권위 역할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인권정책 수립을 막는 행정 권력 남용을 지지하는 반헌법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cu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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