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과 경쟁' 구현모 KT 대표, 최종 CEO 후보로

김동훈 2022. 12. 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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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기업가치 '성공적'
"경선 과정 거치는 좋은 선례"
구현모 KT 대표./그래픽=비즈니스워치

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를 연임하는 방향을 확정했다.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KT의 내년 경영 계획도 당장 구체화 작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이사회는 최근까지 27명에 달하는 CEO(최고경영자) 후보자들과 구 대표를 비교한 결과 그동안 경영성과와 기업가치 제고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구 대표의 리더십에도 한층 힘이 붙을 전망이다.

구현모, KT 더 이끌 '적격자'

KT는 28일 자사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를 차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CEO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를 총 5차례 진행해 '연임 적격'이라는 판단을 지난 13일 KT 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는 국민연금기금이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최종 후보 선정을 복수 후보 심사 방식으로 전환했었다. KT과 같은 기업의 CEO는 이른바 '셀프 연임'에 대한 논란 없이 합리적 절차를 거쳐 선임돼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은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집사(스튜어드)처럼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와 함께 자금의 주인인 국민·고객의 이익을 추구하는 지침을 뜻한다.

이후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최근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 인사를 비롯해 사외 인사 14명과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사내 후보자 13명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해 심사 대상자를 선정했다.

또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총 7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쳤고, 이날에서야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CEO가 연임에 앞서 사내외 후보자와 경쟁해 경영성과 등을 평가받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좋은 선례를 마련한 것"이라며 "국민연금도 이번에 스튜어드십과 같은 자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 성과·미래 비전에 높은 점수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그동안 27명에 달하는 복수 후보를 비교 심사한 결과 구현모 대표의 경영 성과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의 재무 성과를 보면, KT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 1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KT의 11월 말 기준 주가는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도 높였다.

아울러 구 대표는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과 '디지코'(DIGICO) 전환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극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디지코는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소비자 삶의 변화와 다른 사업 혁신도 이끄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뜻한다.

회사 측은 "구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그룹 사업 구조 및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KT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며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책임 이행, 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 등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부 기관들의 평가도 받았다"고 전했다.

구 대표가 이번 CEO 후보자 대상의 면접 등 심사에서 제시한 미래 계획도 긍정적 평가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는 △디지코 전환 가속화를 위한 성장전략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 △통신(Telco)·B2B 사업구조 혁신 등 명확한 이익 제고 방안을 제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조직 운영체계 혁신 계획과 우수인재 확보 및 육성 방안에 대한 의지도 확고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의 법적 이슈와 관련한 대표이사 자격 요건을 검토한 결과, 정관과 관련 규정상 이사 자격요건 등을 고려하면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KT 이사회는 그러면서도 주요 주주가 요청하는 '지배구조 기준과 원칙 정립'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KT가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을 요청했다.

구현모 대표는 이에 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과정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KT와 구 대표가 '절차'를 거친 만큼, 이제 최대주주 국민연금기금(지분율 10.74%)가 내년 KT 주총에서 어떤 표를 던질지가 최대 관심으로 떠올랐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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