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삼전 지분 배당금 지금처럼 '부채' 처리해도 된다"

금감원 "새 기준에도 변화없어"

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배당금에 대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시행 이후에도 현행대로 '부채' 계정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유배당 보험 계약자가 '간접' 주식투자를 한 삼성전자 지분 몫에 대해, 회계기준 변경 이후 자기자본으로 편입해 고객에게 배당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지난달 16일 질의한 내년 K-IFRS 시행에 따른 계약자 지분 조정의 재무제표 표시에 대해 질의 회신 절차를 거쳐 부채 표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 기준 3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분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에 장기 투자한 까닭에 30조원 중 상당 금액이 평가이익으로 잡힌다. 회계상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이익은 자기자본에 산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과거 판매한 유배당 보험금 중 일부가 삼성전자 지분 취득에 사용됐다는 것이 쟁점이다.

유배당 보험은 투자에 대한 이익을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고, 이는 삼성생명의 몫(자본)이 아니라 유배당 보험 계약자(부채)의 몫이다. 때문에 삼성생명은 부채 항목에 '계약자 지분 조정'이라는 계정을 두고, 보험 계약자 몫 삼성전자 투자이익을 산정해왔다. 유배당 보험 계약자 몫 삼성전자 투자이익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추산 6조원에 달한다.

IFRS17 출범 이후 '원칙적으로' 유배당 계약자 몫 삼성전자 지분 투자이익이 삼성생명 보유 전체 삼성전자 투자이익을 포함해 자본 영역에 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왔다. 하지만 금감원은 "재무제표 이용자의 오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회사 경영진이 판단했다면 달리 회계처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회계기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학계, 회계법인, 기업 등 전문가 11명과 협의해 이를 회신했다. 간단히 말해 유배당 계약자 몫 삼성전자 지분 투자이익을 기존처럼 '부채' 계정에 회계처리할지를 삼성생명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당국에 감독 규정을 재확인한 것일 뿐, 지금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의 평가손익을 '자본'으로 평가하든 '부채'로 평가하든 회사의 자산이나 이익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우람 기자 / 신찬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