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총리가 나서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韓도 대응수위 높일까
국제선 항공 검색 급증… 한편에선 매우 빠른 코로나 확산
日, 30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 코로나 검사 실시
韓, 대책 마련 중… 30일 중대본 회의 후 발표
“중국 본토에서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고 중앙과 지방, 정부와 민간 사이에 정보가 크게 엇갈리는 등 상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일본 국내에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발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설명한 발언이다. 코로나 검사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중국이 내년 1월부터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 의무를 없애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적 방역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지인 한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주목된다.
◇中, 해외여행 검색 급증… 일본·한국·태국·미국·싱가포르 순
중국은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내년 1월 8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의 시설 격리를 폐지한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떠난 뒤 귀국하더라도 의무적으로 격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와 3일 자가격리 등 8일 간 격리해야 했다. 공항에서 실시하던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없앤다.
발표 직후 중국 내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해외 관광지 검색이 급증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27일 여행 예매사이트 페이주를 인용해 중국 당국의 정책 발표 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제선 항공 검색량이 8배 넘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미 CNBC 방송은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을 인용해 방역 완화 발표 후 다음달 21~27일 춘제(春節·설) 연휴 등을 염두에 둔 해외여행 검색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기 해외 여행지는 일본·한국·태국·미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의 순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달 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후 코로나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이 급격히 늘자 코로나 일일 신규확진자 통계 발표도 중단했다.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하루에 발생하는 신규확진자가 3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베이징 등 주요 도시 병상이 코로나 환자로 가득 찼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외 입국 확진자 중 14.2% 중국發… 다음 달부터 급증할 수도
중국에서 한국에 입국한 사람 중 확진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유입 확진자(1750명) 중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19명(1.1%)이었으나, 이달에는 27일까지 전체 1777명 중 중국발 확진자가 253명(14.2%)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중국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자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지난 16일 중국을 인천국제공항 타깃 검역 대상국에 추가했고 강화된 발열 기준(37.5도→37.3도)을 적용하고 있다. 입국자가 코로나 증상이 있으면, 증상이 없는 동반자도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물밀듯이 한국으로 몰려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내에 코로나가 확산하더라도 감기약 등 국내 물자 수급과 방역 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방역 대책은 오는 30일 중대본 회의에서 논의한 후 발표할 예정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입국 규제 완화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이라 (한국) 정부 안에서 그 영향을 다각도로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으로의 여행객 증가, 그와 관련한 확진자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방역강화 대상국가로 지정해 입국 규제를 강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중대본 발표 내용으로 소상하게 안내하겠다”고 했다.
◇인도, 중국·홍콩발 입국자 코로나 검사 의무화… 미국도 새 방역대책 검토
한국이 일본처럼 중국발 입국자를 특정해 방역 조치를 강화할 경우 중국이 항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일본이 중국발 입국자들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히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왕원빙(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입국 규제에 대해 “방역 정책은 과학적이고 적절해야 하며, 정상적인 인적 교류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각 측의 과학적 방역이 필요하고 함께 각국 인원의 안전한 왕래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국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도 중국과 홍콩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고, 도착 시 양성인 사람은 격리하도록 했다. 미국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방역대책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 정책에 대해 “투명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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