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에 구현모 내정 이사회 결정, 3월 주총서 선임

구현모 KT 대표(사진)가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재신임을 받으면 구 대표는 2026년 3월까지 3년간 KT의 미래를 이끌게 된다.

KT는 자사 이사회가 구 대표를 차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KT는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직인 구 대표에 대한 우선 심사를 진행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총 5차례 동안 심사를 진행한 다음 '연임 적격'이라는 결과를 지난 13일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구 대표 스스로 여러 후보와 경쟁하겠다고 역제안하며 추가 심사가 이뤄졌다.

이는 최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를 비롯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점을 의식한 행보였다. 앞서 국민연금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지난 3월 박종욱 경영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정상적인 경영 일정을 고려해 최근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했다. 총 7차례의 심사 과정을 거쳐 이날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구 대표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한 근거로 지난 3년간 과감한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을 크게 개선시킨 점을 들었다. 구 대표는 2020년 당시 12년 만에 선임된 내부 출신 대표이사로 기존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플랫폼(DIGICO)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그 결과 취임 당시와 비교해 지난달 말 기준 KT 주가는 90% 상승했다. 주가가 정점을 찍은 지난 8월에는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올해 서비스 매출 역시 사상 처음으로 1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번 면접 과정에서도 DIGICO 전환 가속화를 위한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아웃소싱을 개선하는 등 이익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는 구 대표의 법적 이슈와 관련한 대표이사 자격 요건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