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압도적 무인기 전력 구축이 필요하다
북한군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다. 영공 침범은 휴전 협정을 위반한 군사행위이자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중대한 군사 도발이다. 대응 차원에서 우리 군이 과거와 달리 조기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격추는 못 했다.
이는 지난 5년 북한 눈치 보기로 야기된 주적 개념 상실의 군 대비 태세, 누적된 훈련 부족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북한 정찰용 무인기가 작고 저공으로 비행하는 데다 도시 상공을 비행해 요격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작전 환경을 두루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평시 군은 국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작전에 제한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현 상황에서 무인기 도발 관련 의도 분석도 필요하다. 군사작전 면에서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자 했을 것이다. 얼마나 작아야 그리고 얼마나 낮은 고도로 침투해야 우리 군 레이다에 탐지되지 않는지가 핵심이다. 북한군의 정찰 자산이 조악하다는 우리의 평가에 화가 난 북한 지도부가 반발적 도발 수단으로 무인기를 선택했을 거란 평가도 있다. 나아가 북한은 무인기 도발을 통해 대한민국 국방의 허점을 드러내 사회적 불안감을 고조시킴과 동시에 군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려 한 측면도 읽힌다.
따라서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하여 더 이상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북한 무인기가 위협 수단임은 분명하나 무조건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 군이 맞대응 차원에서 북한 지역으로 정찰용 무인기를 즉각 출동시킨 바 있다. 우리 군과 달리 북한군 레이다는 우리 무인기의 북한 진입을 전혀 추적하지 못했다. 북한군의 대무인기 대응능력의 현주소다. 향후 유사시 전장에서 무인기·드론 전력은 물량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 우리의 연구 수준과 방산 기업의 기술력이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대응전략은 전자파 등을 통해 북한 무인기를 교란하고 격추시키는 '소프트 킬(soft kill)' 자산 등 맞춤형 요격체계 개발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F-15K로 무인기에 대응할 일은 아닌 만큼 드론·무인기 전력의 고도화 및 확대로 가야 한다. 특히 드론 개발과 운용의 핵심은 압도적 대량 물량전이 예견되는 만큼 연구개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개발 방향성은 요격체계 개발에 선택과 집중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의 요격용 무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없는 만큼 국방과학연구소(ADD) 중심으로 방산업체들이 힘을 모아 크게 2가지 축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첫째 고정밀·고위력·스텔스 및 자율적 지능을 갖는 무인 비행체 개발에 나서야 한다. 둘째 '벌떼공격' 작전 개념에 따라 군에 필요한 저가형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무인기·대드론 전력 개발도 병행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북한 군보다 압도적인 전력, 예를 들어 다섯 배 이상의 무인기·드론 전력 강화를 목표로 전력 증강 예산을 재편성하고 지금처럼 ADD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힘을 모아 첨단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당장 대무인기 대응훈련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훈련의 강도와 질 또한 높여야 한다. 전력 확충에 따라 부대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차제에 드론·무인기에 대한 전력 기획 및 작전 운용을 통합적으로 지휘할 작전사령부의 조기 창설을 제안한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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