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고액 월세 급증 청담동 'PH129' 月 4천만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월세(반전세 포함)가 100만원 이상인 아파트 임대차 거래가 급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아진 데다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며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올해 1~12월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 41만5445건 중 월세가 100만원 이상인 거래는 8만812건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월세가 가장 높은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PH129 전용면적 273㎡로 지난 3월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는 2019년 2만6051건, 2020년 3만2668건, 지난해 6만471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임대차3법의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급증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올해에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고액 월세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고금리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이 꼽힌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소폭씩 인하하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여전히 전세대출 금리는 연 6~7% 수준에 달하고 있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 10월 기준 4.8%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급격한 전세가격 하락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7.38%(19일 기준) 하락했다. 이는 전세가격지수가 집계된 2003년 이래로 가장 큰 하락이다.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계약 만료 후에도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임대인이 증가하자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택한다는 것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우려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나 고액 월세 아파트 거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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