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실존화가로 30년만에 연극 도전…"큰 산맥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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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에 서는 건 30년이 넘은 것 같네요. 이번 연극 '레드'가 어쩌면 제게는 첫 아이의 탄생과 같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옛날 극단 시절 명동에서 포스터 붙이러 다니던 생각도 나네요."
주로 TV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에게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경력 42년의 베테랑 배우 유동근(66)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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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연극 무대에 서는 건 30년이 넘은 것 같네요. 이번 연극 '레드'가 어쩌면 제게는 첫 아이의 탄생과 같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옛날 극단 시절 명동에서 포스터 붙이러 다니던 생각도 나네요."
주로 TV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에게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경력 42년의 베테랑 배우 유동근(66)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공연기획사 신시컴퍼니가 지난 2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레드'의 주역 '마크 로스코' 역이다. 유동근은 이 연극에서 마크 로스코 역을 세 번째 연기하는 정보석(61)과 함께 더블캐스팅 됐다.
미국 극작가 존 로건이 써서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레드'는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실존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이 끌어가는 2인극이다. 이 작품은 201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뒤 그해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예술과 삶,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 등을 밀도 높은 대사와 강렬한 색채의 무대 미술로 채운 수작으로 꼽힌다.
"2019년 정보석 씨가 공연한 '레드'를 보러 왔다가 마크 로스코가 객석에 던져주는 매력에 흠뻑 취했어요. 대본을 구해 읽었는데 강한 동기부여가 되더군요.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를 만나 얘기하다가 용기를 갖고 도전하게 됐습니다."(유동근)
유동근은 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언론 대상 부분 시연회에서 켄 역의 연준석과 호흡을 맞춰 예민하면서도 선 굵은 로스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시연회 이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연극 '레드' 속 대사에 담긴 방대한 미술 담론과 관련해 "이 연극은 대본 자체가 하나의 고전 미술사(史)와도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제겐 큰 산맥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유동근과 함께 마크 로스코 역을 맡은 정보석은 이날 켄 역의 강승호와 호흡을 맞춰 빈틈을 용납하지 않는 신경질적인 로스코를 열연했다.
"저는 조금의 허점도 용서하지 않는 빈틈 없는 로스코에 좀 더 접근하는 중입니다. 예전에 첫 공연을 할 때는 로스코의 예술적 고민을 제가 따라갈 수 없어 너무 괴로워서, 그냥 대사만 외워 연기하는 수준이었어요. 지금은 로스코가 '이런 고민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생기면서 극장에 오는 힘이 더 생겼습니다."(정보석)
유동근이 연기한 로스코에 대해 그는 "명불허전"이라며 추켜세웠다.
정보석은 "오늘 처음 형님의 연기를 봤는데, 1·2장을 하는 것을 보며 묘하게 집중하며 빠져들었다"면서 "그사이에 자기 객관화를 통해 이런 로스코를 만들어 냈구나 감탄하며 봤다"고 했다.
연극 '레드'는 국내 뮤지컬·연극의 메이저 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제작했다. 신시컴퍼니는 올여름엔 권성덕·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김성녀·유인촌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한 대작 연극 '햄릿'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등 의미 있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레드'는 작품 자체가 가진 힘이 대단하고, 이번 여섯 번째 시즌까지 좋은 배우들이 함께해서 작품의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고 잘 유지해왔다"면서 "연극 제작비는 아끼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극 자체가 가장 어려운 환경의 최대치를 경험하는 자리에요. 배우나 스태프가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게 연극입니다. 연극을 많이 사랑해주세요."(박 대표)
연극 '레드'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내년 2월 19일까지 공연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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