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Z노조 회계 내역 투명하게 공개, 기득권 민주노총도 배워라

2022. 12. 28.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인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와 '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은 상세한 회계 내역을 매달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조합비 수입과 지출 내역을 1000원 단위까지 명시해 네이버 카페에 올린다. 반기마다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 보고서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조합원의 3분의 1이 동의하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을 수 있는 규약도 있다. 이들 MZ세대 노조는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인사와 보상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출범했다. 그런 만큼 노조의 수입과 지출 등 회계 내역도 조합원이 언제든지 볼 수 있게 알리고 있는 것인데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노총 등 기성 노조들도 본받아야 할 일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회계를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회계담당자인 회계감사원을 상시적으로 두고 6개월에 1회 이상 재원과 지출 내역 등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재정 관련 서류를 비치·보존해야 할 의무도 있다. 하지만 기득권 노조의 회계 처리는 대부분 형식에 그치고 있다. 이들 노조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회계감사 보고서를 보면 "회계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총평이 포함된 몇 쪽 분량이 전부다. MZ세대 노조가 2500원에 불과한 소식지 활동비까지 자세하게 명시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실하다. 노조 재정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데도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회계감사원의 자격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노조 간부가 조합비를 빼돌리거나 전용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회계가 불투명한 관행 탓이 크다.

노조가 신뢰를 얻으려면 잘못된 회계 관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에 대해 회계감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회계감사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령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득권 노조는 반발하고 있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노조도 회계는 투명해야 한다. 그래야 공정과 상식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